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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총알’로 포장한 새끼 오징어 남획…여전히 유통
2021-02-08 19:36 사회

생김새가 총알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 '총알 오징어' 드셔보셨나요.

많은 분들이 다른 어종으로 알고 있지만, 알고보면 새끼 오징어 입니다.

총알 오징어 인기가 오징어 어획량을 크게 줄게 하면서, 정부가 포획을 금지했는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유통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여현교 기자입니다.

[리포트]
배에서 갓 잡아올린 오징어들입니다.

일반 오징어들 사이에 손바닥만한 크기의 새끼오징어들이 보입니다.

SNS 상에선 새끼오징어를 이용한 '먹방' 영상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몸통 길이가 20cm 미만인 새끼오징어를 일명 '총알오징어'라고 부르는데요,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정부는 올해부터
15cm 미만의 어린 오징어는 잡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산지에선 여전히 무분별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갑니다."

경상남도의 한 항구.

입찰 담당인 수협직판장 측은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총알오징어 포획과 유통이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수협직판장 관계자]
"올해부터 이건 못 잡아요. 법적으로 15cm 이하는 못 잡아요."

하지만 유통업자의 말은 달랐습니다.

[오징어 유통업자]
"(이거 몇cm나 되려나?) 13cm. 100개 정도 될 거야. 이건 정상 제품이고."

총알오징어를 판매한다는 인근 시장 상인을 만났습니다.

[A 씨 / 시장 상인]
"어제도 나왔거든요. (여기서 직접 떼오시는 거예요?) ○○항."

총알오징어는 무게 기준으로 일반오징어의 반 정도 가격에 판매되는데, 거래량이 엄청납니다.

[A 씨 / 시장 상인]
"(총알오징어를) 하루에 2톤도 팔아봤어요. 1톤 차로 두번을 왔다갔다 했거든요."

냉동고엔 총알오징어들이 겹겹이 쌓여있습니다.

[B 씨 / 시장 상인]
"똑같은 게 하나 더 있거든. 그럼 약 800개 되겠네."

일부 대형마트에선 아예 판매가 중단됐지만, 이렇게 버젓이 유통되는 이유는 대책에 빈틈이 있기 때문입니다.

잡힌 오징어들 가운데, 새끼오징어가 20% 이하면 일부러 잡은 것이 아니라고 보고 유통이나 판매를 허용하는 겁니다.

철저한 감독이 이뤄지지 않으면 불법적 유통을 막을 길이 없어 보입니다.

[B 씨 / 시장 상인]
"정상적으로 입찰한 것이니까 어디서 샀냐 그러면 ○○에서 샀어요 하면 되잖아."

해수 온도 변화와 영해를 침범하는 중국어선들 때문에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총알오징어들만을 잡아들이는 불법조업 어선들도 있습니다.

[김지민 / 어류 컬럼니스트]
"수요가 급증하니까 총알오징어만 잡기 위한 조업배들이 생겨났고, 대형선에선 불법으로 총알오징어를 우리에 몰아서 대량 어업을 하게 됩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
"타겟 조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단속이 사실 쉬운 편은 아니에요. 적발을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판정까지 시간이 걸리고요."

시장과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총알오징어가 계속 유통될 경우 '국산 명태 멸종 사태'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40년대 연간 27만 톤이 잡히던 국산 명태는 1971년 명태 새끼인 노가리 어획이 허용된 뒤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현장카메라 여현교입니다.

1way@donga.com
PD: 김남준 석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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