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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찾아온 양간지풍…정선 산불 18시간 만에 진화
2021-02-21 18:52 뉴스A

오늘 뉴스에이는 축구장 열 일곱 개만큼 넓은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화재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강원도 정선에서 난 산불이 열 여덟 시간 사투 끝에 진압됐습니다.

해마다 강원도 영서에서 영동지방으로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데 이 "양간지풍"이 또 화를 부른 겁니다.

악몽 같던 현장. 구자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새빨간 불길이 선명합니다.

불기둥이 솟은 것처럼 불길은 빠르게 번져 나갑니다.

강원도 정선의 노추산에서 불이 난 건 어제 오후 4시쯤.

축구장 17개 크기인 12ha를 태운 뒤 18시간이 지난 오늘 오전 9시 40분쯤에야 큰 불이 잡혔습니다.

당시 정선엔 건조특보와 강풍주의보가 동시에 내려져 있었습니다.

[소방 관계자]
"강풍이고, 야간이고 해서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던 거고요."

[구자준 / 기자]
"이곳은 근처 민가에서 연료로 태우고 남은 나무 재를 쌓아놨던 장소인데요. 소방당국은 재 속에 있던 불씨가 바람을 타고 산으로 날아가면서 불길이 확산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불길은 산 아래에서 정상쪽으로 향했고, 연기도 바람을 타고 산 정상으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밤새 마음을 졸였습니다.

[이옥순 / 인근 주민]
"무서웠어요. 이 좁은 골에 바람 많이 불고 불나면 어디 갈 데가 없잖아요. 여기는 결딴나요."

봄철 강원도에선 해마다 반복되는 고온건조한 서풍 탓에 화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도 서풍의 영향으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양간지풍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주로 3~4월에 발생합니다.

봄철 한반도를 둘러싸고 남북으로 자리한 고기압과 저기압 사이로 강한 서풍이 불고, 이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하게 바뀝니다.

[권춘근 /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작은 불씨에도 불이 쉽게 붙는 조건이 형성되고, 강풍이 불기 때문에 (불의) 확산이 더 쉽게 되죠."

한편 오늘 오후 3시 20분쯤 경북 안동시 임동면 야산에서도 불이 나 진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안동시는 인근 주민과 등산객들에게 긴급 대피를 권고하는 재난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장명석
영상편집 : 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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