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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아동’ 아픔 언제까지…이들의 기막힌 사연
2021-05-05 19:12 사회

어린이날을 맞아 저희 채널A가 주목한 건 주민번호도 없이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미등록 아동’입니다.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들, 병원에 가도 이름 대신 '미상 아동'으로 불리고, 학교 한 번 다니지 못하고 10대를 보내기도 합니다.

이들의 기막힌 사연, 구자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동보호시설 마당에서 공을 들고 놀고있는 5살 아이. 

얼마 전까지 '미상 아기'로 불렸습니다.

신생아 때 쓰레기 수거장에서 발견돼 보호시설로 왔는데 4년간 출생신고를 못한 겁니다.

[이수민 / 아동복지시설 보육교사]
"어린이집도 갈 수 없고. 이름이 없어서 항상 '미상 아기'로 병원에서 진료받았어요."

출생신고 의무는 부모에게 있는데, 아이를 버린 엄마는 협조를 거부했습니다.

지난해 관할 구청이 나서 엄마의 아동학대 혐의를 사유로 들어 겨우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출생 기록이 없는 미등록 아동의 고통은 성장할수록 커집니다.

17살 조모 군은 4년 전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헤어진 아버지를 찾아 출생신고를 하기까지, 서류상으론 존재하지 않아 학교도 못 다녔습니다.

[조모 군 / 13살 때 출생 등록]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다 안 나왔으니 어차피 고등학교도 적응을 못 할 것이란 생각 때문에 (검정고시로) 졸업했습니다."

지난 2년간 아동복지시설 입소자 중 이런 출생 미등록 아동은 146명.

70% 이상이 부모가 버린 아이입니다.

수사기관이 부모를 끝내 찾지 못하면 복지시설이 그제야 출생신고 권한을 갖습니다.

[채희옥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옹호팀장]
"(출생 미등록 아동은) 공공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법적으로 보호할 방안도 부족(합니다.)"

부모 대신 아기가 태어난 병원에 출생 등록의무를 지우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미등록 가능성이 높은 병원 밖 출생아동의 등록율을 높일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게 고민입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jajoonneam@donga.com
영상취재 : 이영재
영상편집 : 김문영
자료협조 : 신현영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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