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보다]16살 노린 ‘어른 둘’의 야비한 계획범죄
[채널A] 2021-07-24 19:18 뉴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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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마. 엄마는 내가 지켜줄게."

16살 중학생 아들은 전 동거남에게 폭행을 당하던 엄마에게 늘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전 동거남에게 목이 졸려 죽음 직전까지 내몰렸을 때도, 신고를 하러 경찰서를 찾았을 때도 아들은 항상 엄마와 함께였습니다.
 
하지만, 끔찍이도 엄마를 생각했던 아들은 이제 세상에 없습니다.

엄마의 전 동거남 손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숨지기 1시간 전, 엄마와의 마지막 통화에서까지 아들은 엄마를 안심시켰다고 합니다.

"엄마, 나 이제 어린애 아니야." 이 말로 말입니다.

Q1. 얼마전 발생한 제주 살인사건 얘기입니다. 조금전 리포트에서도 나왔지만, 잔혹성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요?

지난 18일 오후 발생한 일입니다.

48살 백모 씨가 자신의 전 동거녀와 동거녀의 아들이 살던 집에 침입해서 다락방에 혼자 있던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사건입니다.

이날 밤, 엄마가 퇴근해서 돌아왔을 때 숨진 아들은 결박된 채로 온몸에 멍이 들어있었는데, 부검결과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였습니다.

방에 깔려있던 매트가 심하게 뜯겨 있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죽는 순간까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Q2. 유족들은 "예고된 범죄였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가 뭔가요?

피해자의 엄마와 백 씨는 2년여 동안 동거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둘의 사이가 멀어지면서 백 씨가 집을 나갔는데, 그때부터 백 씨의 폭력이 시작됩니다.

집에 찾아와서 TV와 컴퓨터를 부순 것은 물론, 피해자 엄마의 목을 조르는가 하면, 집밖으로 연결된 가스배관이 잘린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3개월 동안 경찰에 신고한 것만 최소 3차례라고 하는데, 피해자 엄마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저 인간이 와서 또 때리고 갔다' 얘기하면 아들이 화가 나서 파출소에 신고하고… 항상 그랬어요. '엄마 걱정하지 마'."

피해자의 엄마는 백 씨가 "네 아들을 먼저 죽이고, 너를 죽이겠다"고 수차례 협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Q3.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까지 했다는데, 왜 비극을 못 막았을까요?

지난 5일부터 경찰이 이들을 신변보호한 것은 맞습니다.

제대로 이뤄졌냐가 문제입니다.

피해자들의 주거지 주변에 2대의 CCTV를 설치했지만, 실시간 모니터링용이 아닌 녹화용이었고요,

백 씨에게 100m 내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보름도 안 돼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특히나 위급상황에서 버튼을 누르면 즉각 112신고가 되는 '스마트 워치'는 여유분이 있었음에도, 경찰서내 부서간 소통실수로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백 씨는 과거에도 수차례 헤어진 연인들을 상대로 보복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번에도 피해자의 엄마에게 "네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빼앗겠다"고 협박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경찰이 백 씨의 과거 전과를 토대로 추가 범행 가능성을 예측했다면, 16살 죄없는 아이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Q4 경찰이 신상공개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는데요?

경찰은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강력사건에서 증거가 충분하고, 범죄예방을 비롯한 공공의 이익에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서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제주경찰청은 지난 21일, 신상공개위원회조차 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범행수법의 잔인성'과 '공공의 이익' 부분에서 신상공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건데, 과연 그랬을까요?

[피해자 어머니]
"애가 다 멍든 것 보니까… 그렇게 잔인할 수가 없어요."

전문가의 의견도 경찰의 생각과는 좀 달랐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얼마나 잔혹한 거예요. 아이를 청테이프로 입까지 막고 팔다리까지 다 묶어놓고 목을 졸랐다는 것 아니예요.밑에 장판이 다 손톱으로 뜯겨있다는 걸 보면 고통이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거잖아요. 그것보다 잔인한 방법이 어디있어요. 고문했다는 건데…"

최근엔 백 씨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는데, 논란이 일자 경찰은 신상공개위원회 개최 여부를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른들의 미숙한 대응이 아이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입니다.

사건을 보다, 최석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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