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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4년 만에 또 날아든 실탄…“죽어야 그칠 건가”
2021-10-21 19:54 뉴스A

집 안으로 실탄이 날아들어오는 아찔한 사고, 군 사격장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실제로 이런 공포 속에 살아야 합니다.

심지어 같은 일을 두 번이나 겪은 주민도 있는데요.

대책은 없는지 '다시간다' 우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 2층 유리창에 손바닥 크기의 구멍이 뚫렸습니다.

깨져 나간 유리 조각이 떨어져 있고, 그 사이로 실탄이 보입니다.

지난 8월, 제주의 한 군 사격장에서 훈련 도중 쏜 실탄이 인근 주택으로 날아든 겁니다.

[이창홍 / 피해 주민]
"거실에서 TV 보고 있는데 5분쯤 지나니까 (문 떨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유리창 파편이 튀고 구멍이 뻥 뚫리고. (다리가) 달달달달 떨리는거예요."

이 씨의 집과 군 사격장의 거리는 4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뿐이 아니였습니다.

4년 전엔 같은 사격장에서 쏜 실탄이 이 씨가 운영하는 광어 양식장으로 날아 들었습니다.

이후 군이 6m 높이의 방호벽을 설치했지만, 비슷한 일이 이번에 또 발생한 겁니다.

[이창홍 / 사격 피해 주민]
"공병대에서 시뮬레이션을 3천 번 이상했는데 전혀 안전에 이상없다고 하니까 믿었죠."

군은 최근 사격 훈련을 재개했는데, 이 씨는 지난 8월 두번째 사고 이후 어떠한 안전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창홍(지난 6일)]
"사람 죽을 때까지 사격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군 관계자(지난 6일)]
"참모장님이 찾아뵙고 사격 관련해서 이야기 드리고 싶다고…"

[이창홍 씨(지난 6일)]
"실탄이 주택을 덮쳤는데 다시 사격을 재개하겠다고? 너는 목숨이 두 개야?"

이번 훈련을 실시한 곳과 8월 사고가 발생한 곳은 서로 다른 사격장이라는 게 군의 설명인데, 두 사격장이 벽 하나를 두고 붙어있기때문에,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창홍 / 피해 주민]
"저기가 영점사격장인데 여기서 100m도 안 되게 보여요. 총소리만 들려도 이 방에 들어오지를 못해요."

군은 내년까지 추가 방호벽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군 사격장에서 훈련도중 실탄이 날아든 피해는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전남 담양의 한 골프장에선 경기보조원이 군 사격장에서 날아온 총알에 맞아 부상을 당했고,

[전남 담양군 관계자]
"사격장 차단벽 설치를 위해서 설계를 진행중이라고 하고."

2년 전 경주에선 군 사격장에서 날아온 실탄에 차량 번호판이 뚫린 일도 있었습니다.

[오봉도 / 경주 오류3리 이장]
"이 정도 철판을 뚫는다고 한다면 사람이 맞으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군에서) 소주 한 박스하고 컵하고 손선풍기를 사과한다면서 주고 갔습니다."

전문가들은, 군이 사격 훈련을 멈출 수 없는 만큼, 주민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최윤철 /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소총) 최대 사거리가 3천 17m 정도 됩니다. 그런 걸 고려하면 기본적으로 수 km까지 갈 수 있다…"

[윤형호 / 건양대 군사학과]
"해법은 이제 가능하다면 권총이나 이런 거는 실내사격장으로 전환해야 하고 사격장 형태에 맞게 차단벽을 옆에 설치를 해서."

육군의 경우 오는 2035년까지 차단벽을 설치된 사격장을 90여 개, 실내사격장을 150여개 설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실내사격장으로 전환된 비율은 14.8% 정도 입니다.

'다시 간다' 우현기입니다.

PD : 윤순용 최수연
AD : 권용석
작가 : 박정민
자료출처 : 하태경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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