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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선이 간다]경비원들은 “법대로 하려면 옷 벗어야”
2021-10-21 19:59 뉴스A

오늘부터 이른바 경비원 대상 갑질 근절법이 시행됐습니다.

대리주차나 택배를 집까지 가져다주는 일을 경비원에게 시키면 과태료를 최대 1000만 원까지 물릴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현장의 경비원들이 이 법안 내용에 대해 오히려 분통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왜 그런지 제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개정안이 시행된 첫날 서울 압구정동의 대단지 아파트.

경비원에게 대리주차를 시키는 것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경비원들이 차를 대신 빼고 있습니다.

[현장음]
(채널A에서 취재 나왔는데요. 오늘 경비원법이 바뀌었다고해서요) 그거 나는 몰라요.

[인터뷰 :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경비원]
여기가 주차 안 하면 경비 할 필요가 없는 곳이에요. 그러면 재개발 빨리 해야지. 차가 들어설 수가 없는데 그런 것을 감안해야지 법대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요.

이 지역 아파트들은 주차공간 문제로 경비원들의 대리주차가 오랜 관행이었습니다.

[인터뷰 :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경비원]
(주차)다 해줘요. 어디가든 다 해줘요. 한양아파트 현대, 신현대, 미성… (법 개정)알고는 있지만 하달받은 게 없으니까 우리 마음대로 또 '이것(주차) 못합니다'. 그러면 '옷 벗고 나가세요'.

법 개정을 앞두고 주차 관리요원을 고용하기도 했지만,

[현장음]
우리는 경비원이 아니에요. 여기는 주차 관리만 하는 사람이에요. 1일 노동자나 똑같은 것이야 우리는.

경비원들의 대리주차는 여전했습니다.

새로운 개정안에서 재활용 쓰레기 분류나 낙엽 쓸기 같은 일은 경비원에게 요구해도 되는 일이 돼버렸습니다.

[현장음]
분리수거 이것도 원래는 전에 처음에 할 때는 부녀회에서 10만 원 씩 주고. 하는 대신에 그렇게 줬는데 그것도 없어졌잖아.

[현장음]
(분리배출 일이 많지는 않으세요 요새?) 엄청 많죠. 예. 분리수거를 제대로. 바빠서 안하는지 하기 싫어 안하는지 그냥 갖다가 내놓으니까 손질이 많이 가죠.

[인터뷰 : 서울 상계동 아파트 경비원]
(가을철에 낙엽 한참 많이 떨어질 때 그 작업은 얼마나 걸리세요 시간이?) 하루종일 해야해요. 계속 쓸고 나면 쏟아지고. (여기 단지가 크죠?) 크죠. 30년된 나무에요 다.

[인터뷰 : 서울 상계동 아파트 경비원]
(원래는 무조건 해야하는 일은 아니었는데 부담이 더 되세요?) 그렇죠. 그렇다고 봐야죠. 법이 이상하게 돼있더라고. 법을 묘하게 만들어가지고.

경비원을 위한 법에 경비원을 위한 고민이 빠졌다고 비판합니다.

[구영선 / 한국경비원협회중앙회장]
분리수거를 시행령에서 합법화해 버렸잖아요. 이것이 무슨 경비원들에 대한 복지입니까. 하나의 잡부고 아파트 관리원이라고 하고 환경 수거원이라고 봐야죠.

[장수익(경비원) / '나는 경비원입니다' 저자]
주차대리 해주는 것이요? 저쪽 강남에 아파트 부자 동네 얘기입니다. 노무사든 국토교통부고 높은 사람들 의견보다 경비들 이야기는 한 마디도 누가 들어본 적도 없고. 이런 것 하나도 없이 만들다 보니까 우리가 받는 무게감은 더 무거워지고 더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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