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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에 억대 수표 기부하고…버스 타고 떠난 천사
2021-11-03 19:46 뉴스A

돈돈돈 하는 세상에서 이런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구청을 찾아와 “어려운 사람을 도와달라”는 말 한 마디와 1억 5천 만 원이 넘는 수표 한 장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김재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구청 복지정책과에 80대로 보이는 여성이 찾아와 종이 봉투를 꺼내 놓은 건 지난달 29일 오후.

[김기섭 / 서울 강남구청 복지정책과]
"(할머니가) 참 수수하고 머리에 빵모자를 쓰시고… 그 자리에서 자기 왼쪽 주머니에서 봉투를 저한테 내미시면서."

기부하고 싶다는 할머니의 말에 관련 서류를 준비하던 담당 공무원은 봉투 속 내용물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1억 5225만 원짜리 수표 한 장이 들어 있었던 겁니다.

강남구청에 접수된 개인 후원금 중 최고액입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이름조차 남기는 걸 마다하고 구청 밖으로 나서려 했습니다.

[김기섭 / 서울 강남구청 복지정책과]
"이렇게 가시면 안 됩니다. 저랑 10분만 얘기하시죠(라고 하니까).근데 할머니가 워낙 완강하게 나 이러면 안 된다고 나 그냥 가야겠다고."
 
버스를 타고 사라진 할머니의 신원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강남구는 기부금을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또 익명 기부를 원한 할머니의 뜻을 존중해 추가적인 신원 파악에 나서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기섭 / 서울 강남구청 복지정책과]
"그때 제가 천사를 만난 그런 기분이었어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영상취재 : 박연수
영상편집 : 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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