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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멸치잡이 10분의 1토막…“조업 나가면 손해”
2021-12-17 19:37 뉴스A

전국 멸치 생산 70%를 차지하는 남해안 멸치잡이 업계가 위기입니다.

역대 최악의 흉작에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아예 멸치잡이를 접는 어선들이 늘고 있습니다.

홍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협 공판장에서 멸치 경매가 한창입니다.

예전 같으면 3시간 넘게 걸리던 경매는 오늘은 20분 만에 끝났습니다.

경매에 나온 멸치는 1.5킬로그램 상자 200개,

평소 10분의 1수준입니다.

지난 7월 이후 최근까지 공판장에서 거래된 마른 멸치는 1만3천5백여 톤으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었습니다.

9월부터 급격히 줄더니, 지난달부턴 아예 씨가 마르면서 조업을 나가도 빈 배로 돌아오기 일쑤입니다.

[홍진우 기자]
"평소 같으면 항구에 배가 없어야 할 시간이지만 조업을 포기한 멸치잡이 배들로 가득합니다."

[최창명 / 멸치잡이 어민]
"40~50일 정도 출어도 못하고, 지금 나가봤자 기름 경비도 안되고, 고기(어군)가 형성이 안 돼서 보시다시피 (배를) 달아매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코로나 19 사태 여파로 소비량이 크게 줄면서, 마른 멸치 1.5kg 가격은 지난해 1만1천 원 대에서 올해 3천 원대까지 폭락했습니다.

조업을 할수록 손해를 보다보니 멸치 선단들은 조업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경남지역 52개 멸치 선단 중 17개 선단이 배를 줄이겠다고 신청했고, 9개 선단은 폐업하기로 했습니다.

[정정애/ 멸치잡이 폐업 선주]
"죽어도 못하겠다. 선박 수를 줄여달라. 사정사정해서. 1천 원 벌면 하루에 백만 원이 나가는데 어떻게 멸치잡이를 하겠어요"

업계는 멸치 어황이 나빠진 원인으로 올여름 고수온을 꼽고 있습니다.

[문성용 /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
"올해 7~8월에 발생한 고수온 현상으로 이 기간 알에서 발생한 멸치 자어(어린 물고기) 성장률과 생존율이 감소하면서…"

최악의 흉작에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남해안 멸치잡이 업계가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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