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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158억 썼는데…임산부 전용몰 농산물 ‘곰팡이투성이’
2022-03-26 19:39 뉴스A

친환경 농산물을 싸게 판다 해서 주문했더니 썩은 감자 곰팡이 핀 딸기가 배달 온다면 얼마나 화가 날까요?

그것도 정부를 믿고 임산부가 샀다면 말입니다.

김승희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물러진 딸기 표면에는 하얗게 곰팡이가 폈고, 느타리버섯과 연근은 신선도가 떨어져 표면색이 변해버렸습니다.

사과는 상한 부분을 도려내도 짓무르고 푸석해 먹을 엄두가 안납니다.

모두 친환경농산물을 판매하는 임산부 전용 인터넷 쇼핑몰에서 보낸 것들입니다.

임신중이거나 지난해 이후 출산한 여성이 물건값의 20%만 내면 나머지 80%는 국비와 지방비로 지원해주는 상품입니다.

임산부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며 농림축산식품부가 쇼핑물 구축과 운영 등에 투입한 국비만 158억 원.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곰팡이 투성이다', '아이에게 상한 걸 어떻게 먹이냐'는 후기가 빗발칩니다.

임신 7개월차 윤모 씨도 주문한 농산물이 절반 이상 썩어 있었습니다.

[윤모 씨 / 임신부]
"(감자를) 도려내도 까맣고. 껍질만 봤을 때도 살짝 거무스름한 게 보여서 자르면서. 남편이랑 얘기를 했죠 사기당했다고."

정부 사업이나 뱃속 아기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믿었던 걸 후회했습니다.

[윤모 씨 / 임신부]
"더 좋은 품질이고, 검수가 더 확실히 됐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부 지원이다 보니까 더 책임감이 좀 없이 일을 하지 않으셨나."

경기 지역 임산부 전용몰은 잇따른 품질 하자 논란에 사업 시작 8일 만에 운영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경기도농수산진흥원 관계자]
"배송이 지연되면서 품질이 조금 안 좋았던 부분이 있었어요. 검수가 조금 미흡했던 부분이었던 거죠."

농림축산식품부도 사업 초기 준비가 부족했다며, 품질에 문제있는 상품은 환불이 이뤄질 거라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김승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희
영상편집: 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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