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에서 20년 넘게 독재자로 군림했던 마르코스의 아들이 사실상 당선되면서 독재가문이 완벽히 부활했습니다.
강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
"다시 안 돼! 다시 안 돼! 계엄령은 다시 안 돼!"
이틀 전 대선이 끝났지만 마닐라 도심에 다시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글도 마스크에 걸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축제 분위기입니다.
개표율 95%를 넘은 상황에서 마르코스 주니어는 2위 레니 로브레도 후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레이스 타마요 / 마르코스 지지자]
"이제 저는 봉봉 마르코스가 우리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다시 위대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부통령 후보로 나선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역시 3배 넘는 표 차이로 압승이 예상됩니다.
지난 6년 간 무단 체포와 즉결 처형 등을 자행한 그의 아버지 혐의가 모두 묻힐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필 로버트슨 / 휴먼라이트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
"(마르코스 주니어는) 불법적 살인에 책임있는 관리들에 대해 공정한 조사와 적절한 기소를 명령해야 합니다."
독재시절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내이자 당선인의 어머니인 이멜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치와 향락을 즐기다 남편과 하와이로 망명했던 이멜다는 귀국 뒤 하원의원에 3차례 당선되며 독재 가문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채널A 뉴스 강은아입니다.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