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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미국 가재 판매 금지했는데, 왜 중국이 발끈?
2022-05-12 11:14 국제

일본 정부가 환경 보호의 목적으로 미국 가재의 방생 및 판매를 중단했는데요. 갑자기 중국에서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요리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의회는 어제(11일) 미국 가재와 미시시피 붉은귀거북의 판매와 방생을 금지하는 외래생물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관상용으로 인기가 있는 두 외래종이 방류되면서 일본의 하천 등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는데에 따른 조치입니다. 다만 일본에서는 사육까지 막을 경우 불법적인 방류가 이어질 것을 우려해 사육은 허용했습니다.


 미국 가재로 만든 중국 요리, 마라샤오롱샤 (사진출처 : 바이두)

●일본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중국인들이 왜?

중국의 SNS 웨이보에서는 관련 소식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오늘 오전 10시 기준 관련 게시물의 조회수만 1억 회가 넘었고,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불쌍한 일본인들은 가재맛을 모른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또 "일본 하천에 가재 잡으러 가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해당 법률 개정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요리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비아냥도 이어졌습니다.

우선 중국과 일본이 미국 가재를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습다. 중국에서 미국 가재는 샤오롱샤로 불립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마라샤오롱샤'의 재료로 쓰입니다. 중국에도 처음에는 관상용으로 들어왔으나 지금은 전국민이 즐겨먹는 야식의 주재료가 됐습니다. 중국에서는 야생에 퍼져 생태계를 교란하기 전에 중국인들의 밥상에 오르게 된 겁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미국 가재를 즐겨 먹지 않습니다.


 일본 도심 하천에서 잡힌 미국 가재 (유튜브 캡쳐)

●반일감정까지 더해져 가재 때문에 비난

중국에서는 더 심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일본은 돌고래와 고래를 학살하면서 환경 보호를 탓할 자격이 없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중화요리의 자존심을 무시한다"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원전 오염수 폐기에 대한 비난도 가재와 엮였습니다. "오염수는 방류하면서 가재는 왜 방생하지 말라는 건가", "이미 방사능에 오염된 생태계를 왜 보호하는가"라는 불만도 많았습니다.

이런 비난에는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이 깔려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외문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일본을 싫어한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2020년의 52.9%와 비교해도 더 증가한 반응이었습니다. 반일 감정의 격화에는 일본의 과거사 문제도 있지만 미중 갈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을 싫어한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61%는 일본이 미국과 함께 군사적 위협을 가할 수 있어 일본을 위협으로 판단한다고 답했습니다.

베이징 사공성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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