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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식사 끝낸 ‘을지 면옥’…서울 노포가 사라진다
2022-06-25 19:05 뉴스A

[앵커]
37년째 한 자리를 지켜온 ‘을지면옥’이 오늘 마지막 냉면을 대접합니다.

이렇게 맛을 대물림하며 사랑받는 가게를 ‘노포’라고 하는데 특히 종로 일대에 많지요.

낡은 도시가 ‘재개발’로 살기 좋아지지만 정들었던 노포들과는, 어쩔 수 없이 이별을 맞게 됩니다.

이제 다신 볼 수 없는 풍경을 허욱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식당 앞 대기줄이 골목을 지나 지하철역까지 늘어섰습니다.

오늘 마지막 영업을 하는 을지면옥에서 평양냉면을 먹기 위해 모여든 손님들입니다.

[이광은 / 경기 광주시]
"다른데로 이사를 간다고 해서 이 자리에서 먹어보고 싶어서요."

[현장음]
"사장님 건강하시고요. 좀 쉬었다가 다시 해야죠."

아버지를 따라온 이후 30년 넘게 단골이 됐던 손님은 마지막 식사가 끝나자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김명신 / 서울 동작구]
"아버님 돌아가시고 이제 그 뒤를 이어서 우리 딸 사위랑 같이 오고 있습니다. 없어진다니까 더더욱 아쉽습니다."

1985년 문을 연 을지면옥은 37년간 을지로를 지킨 노포로 꼽힙니다.

지난 2017년 일대가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포함되면서 보상 절차와 철거 등 재개발 절차가 추진됐는데, 을지면옥은 재개발 시행사와 보상금 문제를 놓고 송사를 벌였고 결국 자리를 비우게 됐습니다.

[홍정숙 / 을지면옥 사장]
"너무 가슴이 아프고요. 이 자리가 추억이 있고, 우리 애를 낳고 애를 다 키운 곳이라서 진짜 지키고 싶었어요."

서울시는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재개발 예정구역엔 업력 70년 이상의 중국음식점과 갈비집 등 노포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의 추억이 서린 노포들이 재개발로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 반응은 엇갈립니다.

[성정윤 / 서울 은평구]
"조금 더 보존되거나 했으면 좋겠다는. 좀 더 오래갈 수 있게"

[김종운 / 서울 송파구]
"재개발은 나라 정책이고, 낙후돼 있어서 새로운 디자인이라든지 건물들이 바뀌는 것도 괜찮다고 보죠."

채널A 뉴스 허욱입니다.

영상취재 권재우
영상편집 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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