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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보다]돌아오지 못한 유나…“비극 아닌 살해”
2022-07-02 19:30 사회


체험학습을 간다며 떠났다가 끝내 바다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고 조유나 양.

어제 장례식도 없이 유나 양 가족의 화장 절차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들도 많은데요.

사건을 보다 성혜란 기자와 살펴봅니다.

Q1. 수사 당국은 부모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 같은데 유나 양 가족이 타고 있던 차량 변속기 상태가 의혹의 핵심이죠?
 
네 경찰은 유나 양 가족이 방파제에서 차량을 몰고 만조 직후 시점에 바다로 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양한 차량 변속기는 '주행(D)'이 아닌 '주차(P)' 위치에 있었고 운전석도 뒤로 젖혀진 상태였죠.

추락이 아니라 차량을 세워놓고 바닷물에 차가 잠기게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김필수 /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차가 뒤집어져서 앞에 있는 사람이 뒤로 이제 쏠려 들어간다든지 이런 것들은 물살에 의해서 가능한데 기계적으로 이 장치 자체가 'P'로 옮겨갔다는 얘기는 설득력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차량 블랙박스 저장장치와 휴대전화 두 대에 대한 경찰의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나오면 사망 경위가 좀 더 자세히 드러날 걸로 보이는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파제에 차량 출입 등을 어렵게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Q2. 수사 과정에서 유나 양 부모의 사망 전 행적들이 속속 나오고 있죠?

네, 지난해 유나 양의 아버지는 가상 화폐에 1억 3천여 만 원을 투자했다가 2천만 원 정도 손해를 입은 걸로 드러났고요.

유나 양의 어머니는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 공황 장애와 불면증 증세로 수면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이런 행동들이 이후 벌어질 일의 전조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족살인' 가해자의 범죄 동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족살해 가해자들은 재정적 어려움, 우울증 같은 경제적·정신적 문제를 겪고 다른 가족 구성원을 독립적 존재로 인정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공정식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자녀도 하나의 인격체인데 일종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혼자 남겨두면 천덕꾸러기가 된다는 잘못된 생각들이 결국은 자녀살해와 같은 행동들로…."

전문가들도 조심스럽지만 유나 양의 죽음도 유사한 동기에서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Q3. 아직 단정할 순 없으니 수사 결과를 좀 더 지켜보도록 하고요. 부모 손에 목숨을 잃는 자녀들이 적지 않다고요?

경찰청에 문의해보니 자녀 살해는 별도의 죄명으로 분류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집계를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지난 5년간 자녀 살해 뒤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건수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매년 30,40 건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수 사건을 포함하면 이 숫자는 더 많을 걸로 보입니다.

Q4. 애꿎은 자녀만 목숨을 잃고 부모는 살아남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 부모들은 어떻게 처벌받고 있습니까.

관련 사건 판결문들을 찾아봤는데요.

법원의 판단 제각각이었습니다.

"극단적 형태의 아동 학대"라거나 아이 입장에선 '피살'이라며 부모를 엄히 꾸짖는 판결도 있었지만 어린 딸을 살해한 부모에게 "무척 힘든 일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거나 "홀로 남아 평생 자책하고 통탄해 할 것으로 보인다" 는 등 온정적 판결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일반 살인죄로 분류돼 최소 징역 5년형인 자녀 살해 범죄 처벌을 존속살해처럼 최소 징역 7년형으로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고 조유나 양의 죽음, 가슴 아픈 비극이기도 하지만 죄없는 아이를 상대로 한 돌이킬 수 없는 범죄로도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군요

'사건을 보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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