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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양천, 같은 저지대인데…‘빗물 터널’이 피해 갈랐다
2022-08-10 19:11 뉴스A

[앵커]
이번 폭우로 서울시의 치수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시간당 85mm 강수량 기준으로 맞춰져 있어, 이번처럼 100mm 넘는 폭우엔 속수무책이라는 거죠.

그렇긴 하지만, 같은 저지대라도, 서울 강남과 양천 지역은 피해 상황이 달랐습니다.

두 지역을 가른 요인, 장하얀 기자의 취재 보시고, 아는 기자와 이번 폭우 피해의 책임 소재를 좀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배수관이 역류해 빗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고 침수된 도로엔 시민들이 두고 대피한 차량의 지붕만 보입니다.

상습 침수 지역인 강남역 일대는 올해도 물바다가 됐습니다.

반면 같은 저지대인 양천구는 강수량이 120mm 정도 적었던 것을 감안해도 비 피해가 적었습니다.

2년 전 완공된 '빗물 터널'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 봤습니다.

40m 아래 빗물을 저장해 뒀다가 펌프로 끌어올려 배출하는 터널 입구가 보입니다.

지하 터널 자체의 지름은 10m로 최대 7.1m인 강남에 비해 크고 빗물 저장 규모도 32만 톤으로 최대 1.5만 톤을 초과하면 자연 방류되는 강남과 대조됩니다.

강서와 양천 저지대 전반에 설치된 배수 터널로 빗물이 들어오면, 지하 탱크에 일시 저장된 뒤 상황이 나아지면 유수지로 다시 빼내는 방식인데 모든 배수 터널이 한 곳에서 만나 곧바로 하천으로 흐르게 만들어진 강남과 크게 차이가 납니다.

[강종구 / 양천구 배수시설팀장]
"그동안 발생했던 침수, 도로침수라든지 지하주택 침수는, 비로 인한 것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요."

지난 2011년 서울시는 강남역 일대를 비롯한 상습 침수지역 7곳에 '빗물 터널'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전문가 및 주민 논의 과정에서 결국, 신월에만 설치됐습니다.

대신 강남역 일대는 반포천으로 흐르는 빗물을 분산하는 지하 배수시설 공사 등을 진행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강남도 대안을 찾은 겁니다. 금액적으로 조금 저렴하면서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유역변혁터널하고."

하지만, 내후년 완공을 목표로 큰 터널만 완성된 상태라 이번 폭우에는 도움이 안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상습 침수를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물이 땅에 흡수되는 면적을 넓히는 것이 급선무라 말합니다.

[배웅규 / 중앙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콘크리트로 바닥을 치고 보도블럭을 설치하니까 보도블럭 밑으로 물이 흡수가 안 되잖아요. 가로수 같은 것도 많이 안 하려고 하고. 전반적으로 물을 많이 머금게 만들어줘야 하거든요."

서울시는 뒤늦게 상습 침수 지역 6곳의 빗물 터널 건설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영상취재: 임채언
영상편집: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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