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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가다]월병이 뭐길래…상품권 암표상 등장
2022-09-03 19:34 국제

[앵커]
오늘 <세계를 가다>는 '과자' 이야깁니다.

중국인들이 추석인 중추절에 송편처럼 먹는 과자.

이렇게 달같이 생겼다고 해서 월병인데요.

그냥 과자가 아닙니다.

매년 이런 월병을 수십만 원 씩에 팔고, 값을 올리기 위해 온갖 편법까지 쓴다는데, 대체 그래야하는 이유가 뭘까요.

베이징 공태현 특파원이 알려드립니다.

[기자]
연신 부채질을 해야하는 늦더위에도 월병 가게 앞은 장사진입니다.

손님들이 밀려들고 포장 작업을 하는 직원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중국인들이 명절 선물로 주고받는 월병입니다.

과거엔 공산당 고위 간부 등에게 뇌물을 바칠 때 이 월병 상자에 숨겨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현금 뇌물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초고가 월병 판매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국은 각종 규제로 과열된 월병 시장을 감독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제비집과 같은 희귀 재료로 만든 월병이 등장했고 가격 상한선인 499위안, 우리 돈 9만8천 원에 팔리는 제품이 많습니다.

값비싼 월병을 과자와 섞어 판매하면 규제도 피할 수 있습니다.

[마트 직원]
"월병이라고 부르면 안 됩니다. 규제 때문이에요. 하지만 모양은 (월병) 이렇습니다."

유명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매장도 월병 모양 선물 상자를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제품 이름에서 월병은 쏙 뺐습니다.

[매장 직원]
"(월병인가요?) 초콜릿 과자예요. (얼마예요?) 천 위안 넘습니다.(월병 모양인데?) 월병 아니고 과자입니다."

당국의 규제를 비웃 듯 고급 백화점은 초고가 상품을 버젓이 내걸었습니다.

[백화점 직원]
"(왜 이렇게 비싸요?) 이건 선물 세트인데 안에 초콜릿, 찻잎, 과자 등이 있어요. 큰 건 3천 위안입니다."

이 월병은 우리 돈으로 30만 원이 넘습니다.

제 뒤에는 와인과 월병, 초콜릿을 끼워팔기도 합니다.

턱없이 비싼 월병에 시민들의 불만도 쌓여만 갑니다.

[서모 씨 / 베이징 시민]
"일종의 상술입니다. 마케팅 방식으로 먹어봐야만 품질을 알 수 있어요."

[왕모 씨 / 베이징 시민]
"특정 사람들, 거래처에 체면을 차리려고 보내는 거예요. 전통 음식에 이건 불합리하다 생각해요."

상품권처럼 고가 월병 티켓을 주고 받는 문화도 등장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쇼핑몰에서 암표상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겠다고 대놓고 제안합니다.

[월병 암표상]
"받기도, 팔기도 해요. (돈으로) 환전해줄게요. 차액을 벌어야 하니까 까놓고 (가격) 말해요.(사는 사람도) 많아요. 중추절 열흘 남았어요."

중추절을 맞아 마음을 전해야 하는 선물이 매년 호화와 사치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공태현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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