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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힌남노 왔으면 6년 전처럼 또 당했지”
2022-10-04 19:51 사회

[앵커]
태풍에 주차장이 잠기고 차를 빼던 주민이 목숨을 잃은, 얼마 전 태풍 힌남노의 비극을 2016년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울산도 똑같이 겪었습니다.

6년이나 대비할 시간이 있었는데, 울산은 포항과 달라져 있을까요.

남영주 기자가 다시 가 봤습니다.

[기자]
아파트를 뒤덮은 흙탕물에 차량 수십대가 잠겨버렸습니다.

[현장음]
"아이고, 저것 좀 봐라."

범람한 강물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삼키면서 차를 빼던 주민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2016년 태풍 차바가 강타한 울산은 지난달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포항과 판박이처럼 닮았습니다.

침수를 겪었던 울산 아파트 주민들은 당시를 떠올리며 몸서리를 칩니다.

[이점제 / 아파트 상가 주민]
"아수라장이었죠. 차바 때처럼 비가 와버리면 저희들은 속수무책, 물이 정말 무서워요."

태풍 차바 때 물에 잠겼던 아파트인데요.

주차장 입구에는 이렇게 물이 들어오는 걸 막으려고 차수판을 설치해놨고요.

주차 중인 차량들이 빠르게 나와 대피할 수 있게끔 아파트 밖으로 통하는 문도 추가됐습니다.

아파트 차원의 대비는 했지만, 주민들은 근처 태화강 대암댐이 걱정된다고 말합니다.

공업용수용인 대암댐은 홍수조절용 댐과 달리 수문이 없습니다.

강물이 일정수위로 상승하면 비상여수로로 물을 흘려보내는 구조.

큰 비가 오면 여수로로 배출한 물에 주변이 잠긴다는 겁니다.

주민들이 여수로 주위에 차수판 설치를 요구해 온 이유입니다.

[김기배 / 아파트 주민]
"수위가 넘치면 바로 넘어오는 거예요. 차수벽이 분명히 있어야 됩니다. 없으면 언제고 또 넘쳐요."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6년 전 물난리는 예측 불가한 기록적 호우 때문이라며, 차수벽 설치 의무가 없다는 입장.

지난달 태풍 '힌남노' 북상 소식에는 어른 키만한 배수펌프를 긴급 공수해 범람에 대비하기도 했습니다. 

6년 전 흘러든 물을 제 때 배수하지 못해 침수됐던 울산 태화시장. 

이후 곳곳에 차수판이 설치됐지만, 전문가들이 침수 대책으로 제시한 배수펌프장과 터널은 아직도 완공되지 못했습니다.

[울산시 중구청 관계자]
"당초 예정은 22년 12월이었는데 중간에 보상지연이라든지 주민 민원들이 있어가지고 공사기간이 연기될 것 같습니다. 내년 연말 계획으로…."

내년에도 장마나 태풍에 마음 졸여야 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힌남노가 울산으로 향했다면 차바 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거라고 지적합니다.

[조홍제 / 울산대 건축공학부 명예교수]
"핵심 내용이 완공이 안돼 있기 때문에 그거 가지곤 택도 없는 거고.힌남노 때 포항에 뿌렸던 비가 울산에 그대로 뿌렸다면 차바하고 똑같은 현상이 일어났다는 거죠."

6년이란 시간이 주어졌지만 주민들의 물난리 걱정은 나아진 게 없습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홍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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