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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보다 더 추운 인력 시장…최강 한파에도 북적
2023-01-25 19:11 사회

[앵커]
이렇게 추워도 연휴 끝나고 모처럼 열린 인력시장엔 하루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로 새벽부터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모자에 장갑, 다섯 겹의 옷을 껴입고 나와도 살을 에는 추위를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는데요.

추위보다 생계가 더 절박한 이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조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캄캄한 새벽 서울 남구로역 사거리입니다.

아직 동트려면 한참 남았지만 두꺼운 패딩에 털모자를 눌러 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30분도 안 돼 골목 한쪽이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나흘 연휴 뒤 모처럼 열린 인력 시장으로 하루 일감을 얻으려고 노동자들이 대거 몰려든 겁니다.

체감 온도는 영하 24.7도, 눈을 뜨고 있는 것조차 시리고 아플 정도입니다.

천막에서 바람을 피해 보고 따뜻한 커피를 쥐고 난로에 손을 녹여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정수연 / 서울 금천구]
"(바람이 살을) 엔다고 하면 말로 표현을 못 하죠. 따끔따끔하죠. 위에 한 5겹 정도 입었어요."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해보니 거리는 온통 파란색으로 나타나고 영하 24.1도까지 찍힙니다.

오늘 일할 공사장도 혹독한 시베리아나 다름없지만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입장에선 이마저도 절박합니다.

[이광춘 / 서울 구로구]
"귀도 시리고 손발도 시리고.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어요. 월세라든가 가스 요금이라든가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부들을 태운 승합차가 하나둘 떠나고 오전 6시 반까지 일감을 못 구한 사람들은 허탈하게 발걸음을 되돌립니다.

건설업 일용직 노동자는 58만여 명.

고금리에 따른 건설 경기 악화로 새벽 인력시장엔 한파보다 더한 고용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용직 노동자]
"(오전) 4시 반부터 나와서 거의 6시 반 됐는데 그냥 있다가 돌아가야 돼. 추워서 집에서도 나오기 싫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이렇게 나온 거지."

맹추위는 연휴 뒤 첫 출근에 나서는 직장인들도 괴롭혔습니다.

[김기훈 / 서울 관악구]
"버스 타고 왔는데 막 사람들도 추워서 못 탈까 봐 일찍 나와 있고 많이 타기 힘들더라고요. 안에도 꽉 차서."

[류원경 / 서울 영등포구]
"눈물 나는 거 여기 맺힌 게 다 얼더라고요. 이게 마이너스 18도구나."

채널A 뉴스 조민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우 조세권
영상편집 : 차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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