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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카메라]공사비 인상 폭탄…하청부터 무너진다
2023-02-02 19:50 경제

[앵커]
부동산 침체기에 중소 건설사부터 맥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건설 현장 곳곳이 멈추거나 어렵게 공사가 끝나도 미분양 때문에 돈을 회수하기 어려워서입니다. 

경제카메라 박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와 있습니다.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350명의 근로자들이 아파트 뼈대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인데요

이곳은 지난해 말 하청 업체가 부도 위기에 처하며 공사 중단 위기를 맞았습니다.

연 매출 1백억 원 규모 하청업체는 이곳에서 건설 근로자 관리와 자재 공급을 맡았습니다.

위험 신호는 지난해 10월 근로자들 밥값이 밀리면서 나타났습니다.

[인근 식당 관계자]
"7천 만원 가까이 되죠. (아직도 갚지 않은 상태로 있는 거예요?) 그렇죠. 10월 달에 먹은 밥이 11월 25일 돈이 들어오는데 안 들어온 거야. 근데 그 안에 부도 났다는 (소문이) 다 났어."

하청업체 대표는 원청 건설사가 준 인건비를 빚 갚는 데 쓰고 잠적해 공사가 한때 멈췄습니다.

원청이 급한 대로 하청 근로자에게 인건비를 대신 주고 공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상민 / 원청 건설사 관계자]
"자재비가 오르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원청이) 감안을 안 해줬다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는데도 저희들 입장에서는 참 많이 아쉽고 억울하죠."

'공사비 상승' 폭탄을 누가 떠맡느냐는 갈등 속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건 자금력 약한 중소건설사입니다.

[지난해 6월 파산 건설사 관계자]
"저희 밑에 4개 업체가 있는데 그 밑에 또 있거든요. 추스르면 한 10개 업체들은 저희랑 똑같이, 도산하고 부도가 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한 거죠."

전국 곳곳 건설현장이 '폭탄돌리기' 속에 가동을 멈추자 입주 예정자들은 속이 탑니다.

[입주 예정자]
"10월 입주니까 (지금 집은) 12월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데 이렇게 되면 1년을 더 하기도 애매하고. 자금이고 시간이고 맞춰서 기다리는 엄청 중요한 문제인데 너무 황당하죠."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어렵사리 집을 지어도 입지가 좋은 곳마저 분양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해 12월 미분양 아파트는 6만 8천여 가구로 정부가 경고한 '위험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잇딴 규제 완화에도 유일한 자금 회수 방법인 분양마저 얼어붙었습니다.

자금 회수에 실패한 건설사가 문을 닫으면, 이들에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돈을 빌려준 증권사도 연이어 휘청일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제카메라 박지혜입니다.

연출 박희웅 김인혜
구성 강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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