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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선원 “출발 때부터 배 기울었다”
2023-02-05 19:01 사회

[앵커]
구조된 선원들은 목포항에서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과 상봉했습니다.

건강상태는 양호합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더 조사를 해야겠지만, 출항 직후부터 배가 기울었고 물이 샌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손을 쓸 수 없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구조된 선원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실종자 가족 앞에 선 구조 선원은 출발할 때부터 배가 평소와 다른 걸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구조된 선원]
"출발했을 때부터 배가 약간 좌측으로 기울었어요. 한 5도 정도."

항해시간도 길고 2층에 짐도 있기 때문에 선박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했을 때 이미 배 안에는 물이 차고 있었습니다.

[구조된 선원]
"베트남 선원이 침실에 물이 샌다고 기관장한테 얘기했나 봐요."

이후 상황은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구조된 선원]
"내려가 보니 그때는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한 절반 정도 기관방에 물이…."

구조된 선원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습니다.

사고가 난 선박은 지난해 3월에 건조돼 인천 중구청에 4월 어선으로 등록했습니다.

평소 통발 2천 개 정도를 싣는데 사고 당시에는 3천 개를 실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출항 전에는 조선소에서 점검을 받고 페인트칠까지 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선박 관계자 지인]
"나가기 전에 조선소 올려서 수리 재점검 다 하고 나갔는데 검사를 또 하고 페인트칠하고."

노후 선박도 아닌데,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실종자 가족은 속만 타들어갑니다.

가족들은 목포항 인근 수협 사무실에 모여 무거운 분위기 속에 구조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실종자 중에 동료를 구하려고 다시 배에 들어간 선원이 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이 더했습니다.

4~5년 전 하던 사업 대신 뱃일에 뛰어들었다가 실종된 선원 이모 씨가 빠져나오지 않고 물이 들어온 배에 다시 들어간 것입니다.

[실종 선원 지인]
"갑판장 부인한테 들었습니다. 빨리 나오라고 했더니 다시 들어가더래요. 피할 수 있었는데 다시 갔을까 생각하는 거죠."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실종된 선원들의 구조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박영래 이기현
영상편집: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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