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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대각선’ 횡단보도서 사고 확 줄어든 이유
2023-03-13 19:35 사회

[앵커]
보행자의 사고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각선 모양의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겁니다. 

전민영기자가 현장 카메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저는 지금 대각선 횡단보도로 도로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이 횡단보도가 보행자 사고를 줄여준다는데요.

그 이유를 현장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출근시간, 서울의 교차로.

'ㅁ'자 횡단보도에 동시에 녹색불이 켜지자 보행자들이 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런데 보행자들이 건너는 방향이 중구난방. 

등굣길 어린이도 예외가 없습니다.

사각형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는 대신 도로 한 가운데를 가로지릅니다.

[이기창 / 서울 노원구]
(대각선으로 건너는 사람들 많이 보셨어요?) "많지, 많지. 볼 때는 (횡단보도 건너는 사람이랑) 반반씩 돼요. 좀 늦게 출발해서  건너면 그게 위험하죠. 차량하고 부딪힐까봐."

또 다른 교차로도 마찬가지.

직선보다 거리가 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려다보니 신호가 바뀌기 일쑤입니다.

[전대성 / 서울 중랑구]
"차가 그냥 빽!하고 가다가 여기에 다 못 건너니까. 대각선으로 이렇게 오니까 노인네들은 힘들어가지고. 신호가 끊어져요."

보행자 신호가 켜질 때마다 사방으로 건너는 보행자와, 우회전 차량, 오토바이까지 한데 뒤섞여 아찔한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런 보행자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근 대각선 횡단보도가 늘고 있습니다.

보행 신호가 켜지면 보행자들은 원하는 방향으로 길을 건넙니다.

[박국희 / 서울 동대문구]
"대각선 없을 때는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많이 했었거든요. (생기니까) 다 같이 차들이 멈추잖아요. (아이) 통학할 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문하민 / 서울 동대문구]
"신호등이 대각선 돼서 더 안전한 것 같아요."

실제로 대각선 횡단보도가 보행자 사고율을 42%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보행자 신호가 켜지면 직진 차량, 우회전 차량이 일제히 멈추기 때문입니다.

[정영제 / 서울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수십 년 간) 보행자를 신경 쓰지 않는 문화가 만연했습니다. 대각선 횡단보도 자체가 차량 신호랑 보행 신호를 완전히 분리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보행자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반면, 운전자 입장에선 신호대기 시간이 길어집니다.

경기 군포십니다.

교차로 가운데 무언가를 지운 흔적이 보이는데요,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없앤 겁니다.

지난 2019년 어린이 통행이 많다보니 학부모들 민원에 설치했지만, 신호 대기를 못 참고 위반하는 차량이 많아지면서 1년 만에 폐지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김용현 / 경기 군포시청 언론홍보담당관]
"정체 구간이 길어지고 그걸 못 견뎌서 신호를 위반해서 좌회전하는 차량들이 많아지니까 위험하다. 그게 더 보행자에게는 위협이 된다…. 2020년 3월에 폐지를 하게 됐습니다."

전국에 설치된 대각선 횡단보도는 1700여 개로 전체의 3% 수준.

보행자 중심으로 안전의식을 바꾸고, 정확한 설치기준을 마련해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작가 : 전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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