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3일 만에 백기 든 축구협회…‘월드컵 16강 사면’ 철회
2023-03-31 19:29 스포츠

[앵커]
축구 월드컵 때도 최근 야구 WBC 경기 때도 온 국민이 목청높여 응원했었죠.

그런 스포츠 팬들에게 참 슬픈 날입니다.

스포츠 정신인 공정한 룰이 얼룩진 날입니다 .

승부조작 사건으로 제명 당했던 선수들을 포함해 100명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가 팬들의 호된 질책을 받은 대한축구협회, 오늘 끝내 백기를 들었습니다.

정윤철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축구협회는 사흘 전 우루과이전을 1시간 앞두고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의 사면을 기습 발표했습니다.

대상자 중엔 2011년 돈을 받고 프로축구 승부 조작에 가담해 제명된 국가대표 출신 최성국 등 48명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최성국은 승부조작에 동료선수 여러 명을 끌어들이는 브로커 역할까지 맡아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 직격탄을 맞았던 프로축구연맹이 사면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협회 이사회는 "월드컵 16강을 자축하고, 축구계 화합을 위한 결정"이라며 사면을 의결했습니다.

월드컵 성과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승부조작범 사면에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이천수 / 전 국가대표]
"(월드컵 16강 진출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이 시점에 사면 문제를 꺼내가지고. 아무한테도 상의안하고 자기들끼리만 결정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붉은 악마'가 응원 보이콧 의사를 밝힌 가운데, 성난 팬들은 시위에 나섰습니다.

[서주훈 / 경기 고양시]
"팬들을 투명인간, 없는 사람 취급하고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방법이었기 때문에 실망이 컸습니다."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도 사면은 불가능하다고 밝히면서, 궁지에 몰린 협회는 3일 만에 사면을 철회했습니다.

[정몽규 / 대한축구협회장]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그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숙여 사과 드립니다."

'월드컵 16강 사면'은 촌극으로 끝났지만, 협회의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와 어긋난 윤리의식은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습니다.

채널A 뉴스 정윤철입니다.

영상취재 : 한일웅
영상편집 : 천종석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