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서민들의 겨울 나기가 무척 힘듭니다.
기름값이 걱정돼 보일러를 끄고
자던 7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채널에이 제휴사인 광주일보
양세열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 구도심의 한 허름한 주택.
어제 낮 이 집 방안에서
79살 심모 할머니가 차갑게 식은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새해를 맞아 딸과 사위가
반찬을 싸들고 방문했지만
심 할머니는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춥지 않게 지내라고
큰 아들이 보일러에 기름을 가득
채워놨지만 보일러는 꺼져있었습니다.
자식들이 부담될까봐 보일러를 끈 채
밤새 냉방에서 잠이 들었던 겁니다.
할머니는 평소에도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인터뷰:신귀순 이웃주민】
" 최근에 날씨가 엄청 추웠는데 이런 날씨에
보일러를 안 틀고 계셔서 안타까운 일을 당한 거 같아요
전기료가 아까워서 전기장판도
약하게 틀어져 있는 상태였고
방 바닥은 발을 딛기 힘들 만큼
차가웠습니다.
【정한수 경위 동부 형사】
"방안에 냉기가 가득하더라구요
장판도 약하게 틀어서인지 온기가 없었고..."
자녀들은 열심히 모시려 했는데
더이상 효도를 못하게 됐다며 오열했습니다.
경찰은 심 할머니에게 특별한 외상은 없었다며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광주일보 양세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