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스크린도어 사이에 위치한 안전보호벽은 위급 상황 때 승객들이 승강구로 빠져나오는 비상통로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런 비상문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문 열림 기능이 없다고 합니다.
그 자리엔 '상업 광고판'이 부착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재웅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서 방화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열차는 비상정차하는 바람에 스크린 도어가 설치된 제 자리에 멈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승객 100여 명은 승강장으로 이어진 강화 유리벽을 열고, 전원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화재나 고장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스크린도어 양 옆으로 안전보호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철로 쪽에서 손잡이를 밀면 문이 열리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도곡역 승객들은 운이 좋았던 겁니다.
전체 안전보호벽 중 42%는 꽉 막힌 고정벽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비상 여닫이가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꽉 막힌 보호벽 가운데 5700여개는 광고판까지 붙어 있어서 비상 탈출은 더 어렵게 합니다.
[스탠드업: 신재웅 기자]
"안전보호벽에 설치된 광고판은 볼트나 아크릴 등으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안전보호벽을 개폐하도록 조치하고 광고판을 조속히 철거해서 비상시 승객이 신속히 탈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분명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서 위험천만한 순간을 예고하는 안전보호벽.
승객들의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하도록 분명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채널A 뉴스 신재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