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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알바생들 “덜 익은 패티 나갔다” 2017-07-14 | 0 회

이른바 '햄버거병'에 대해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밝힌 가운데,

맥도날드 측은 햄버거 패티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맥도날드에서 일했던 아르바이트생들은 조작 실수로 덜 익은 패티가 나올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최주현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1달에 1번 씩 가야 하는 병원 채혈실

오늘도 어김없이 울음 소리가 들립니다.

5살 A양을 괴롭히는 병은 용혈성요독증후군. HUS.

몸 속에 퍼진 세균 독소가 혈액을 파괴하고, 파괴된 혈액 찌꺼기가 콩팥을 망가뜨리는 병입니다.

치사율은 무려 10%에 달합니다.

1982년 미국에서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된 이후 '햄버거병'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엄마 최은주 씨는 10달 전 그날 딸에게 햄버거를 사준 일이 너무나 후회스럽습니다.

[최은주 / A양 엄마]
"(의사들이) 중환자실 올리고 나서 그랬어요. 'HUS(용혈성요독증후군)는 현대병이다. 햄버거든 뭐든 분쇄육을 먹고 이런다'면서 '치료법이 없다'"

맥도날드 측에 항의했지만 인과 관계를 스스로 증명하라는 허무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최은주 / A양 엄마]
"'저희 회사 제품 어느 것을, 누가, 언제 먹고 이런 증상으로 병이 생겼다'라는 의사 진단서'를 받아오래요. (거절은) 한 6번 정도 당한 것 같아요."

사건은 검찰로 넘겨지고,

[황다연 / 변호사]
"피해자의 증상은 햄버거 섭취 후 발생한 설사 연관형 '용혈성 요독증후군'(HUS)입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팀을 배당했습니다.

지난해 9월 A양이 방문했던 경기도 평택의 맥도날드 매장을 찾아가봤습니다.

[최주현 기자]
"A양이 햄버거를 구매한 패스트푸드 매장 앞입니다. 평소 같으면 사람들이 북적여야할 주말 점심 시간인데, 매장 안 분위기는 어떨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사건이 터진 이후 매장을 찾는 손님은 거의 끊겼습니다.

[현장음]
"안녕하십니까, 맥도날드입니다."

문제가 된 햄버거 이야기를 꺼내자 당황하는 직원.

[현장음] 아르바이트생
"(불고기 버거 시켜도 괜찮아요?) 매니저님!"

[현장음] 매니저
"(불고기 버거) 판매하고 있고요, 안심하고 드세요"

취재진은 주방 내부 공개를 요청했지만 매장 측은 거절했습니다.

햄버거 패티와 A양이 걸린 질환의 관계에 대해 맥도날드 한국본사는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있습니다.

단지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 그리고 '자사의 패티는 국산 돼지고기로 만든다'는 두루뭉술한 입장만 내놨습니다.

[맥도날드 본사 관계자]
"같은 조건, 같은 라인의 (패티) 9천장에서 1만장 정도를 트래킹을 했대요. 패티에만 문제가 있는지 확인한 것은 아니고요."

그러나 맥도날드에서 일했던 전현직 아르바이트생들의 말은 사뭇 달랐습니다.

[맥도날드 전직 아르바이트생]
"메뉴 스위치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돼지고기 패티를 올린 다음에 (베이컨 조리) 버튼을 누르면 덜 익혀서 나오는 거죠."

매장에서 쓰는 그릴은 아래에 달린 스위치로 조리시간을 조작하는 방식.

하지만 조리시간을 잘못 입력해서 패티가 다 익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얘깁니다.

위생장갑도 문제입니다.

규정상 냉동육을 만질 때는 파란색 장갑을, 구워진 패티를 만질 때는 하얀색 장갑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이 바쁘면 파란색 장갑을 낀 채 구워진 패티를 만지는 겁니다.

[4년차 맥도날드 현직 아르바이트생]
냉동용 비닐 장갑을 낀 상태에서 조리가 다 된 것을 포장을 하거나 그 장갑을 그대로 쓰는 거죠. 누군가 안 보면 그렇게 하는 친구들이 있죠."

A양은 하루 10시간 이상 투석을 하며 벌써 열 달 동안 투병 중입니다.

1억 원이 넘는 치료비는 고스란히 가족이 떠안아야 합니다.

치료비를 보상받으려면 왜 질병에 걸렸는지를 피해자가 입증해야합니다.

[박동탁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
"여러가지 역학적인 관계를 밝히는 과정이 간단하지 않고,굉장히 과학적인 절차를 거쳐야지만 증명할 수 있는…"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어도 입증이 쉽지 않은 발병 원인을 일반인이 밝여야하는 힘든 현실이 피해자 가족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최주현입니다.

최주현 기자(choigo@donga.com)
연출 - 김남준 최승희
글.구성 - 전다정 장윤경
그래픽 - 김민수 조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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