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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특별기획]‘로봇, 인간을 치유하다’
2017-12-03 16:18 로봇, 인간을 치유하다

30년 후 나의 모습 생각해 보셨습니까?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누구와 함께 있을까요?

당장 거동이 쉽지 않고, 일상생활이 불편한데 누가 나를 도우며 부양해줄까 한번쯤 고민해 보셨을 겁니다.

노인은 느는데,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은 많은 나라의 걱정거립니다. 복지 수요가 증가하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노인층이 늘어나니 우리 경제는 활력을 잃고 국가 경제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데요.

생각을 바꾸고 준비를 한다면, 노인도 우리나라도 함께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저앉아버린 경제도 살리고, 힘없이 앉아있는 어르신들도 일으킬 방법,로봇에서 그 실마리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모습을 닮은 로봇.실벗입니다. 외로운 어르신들의 친구실벗을 따라해 볼까요.

“‘실벗 따라 종종종’을 하실 분은 손을 들어주세요.”

어르신들의 표정이 무척 밝습니다. 로봇이 수업의 보조교사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데요.

실벗은 노인들에게 치매 예방 교육을 시켜주는 로봇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실벗 같은 돌봄 로봇이 늘고 있습니다.

박수유 기자가 복지 선진국인 덴마크의 특별한 로봇을 만나고 왔습니다.

[박수유 / 기자]
움직이기 힘든 노인들이 용변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봇인데요. 변기 앞에 서 있으면 이렇게 로봇이 자동으로 옷을 벗거나 입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깜짝 놀라셨지요?

박수유 기자가 체험한 로봇은 화장실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텐데요.

실제로 한 노인이 버튼을 누르자 로봇이 옷을 벗겨줍니다. 용변을 마치면 입혀주기까지 합니다.

로봇의 역할은 이렇게 평범한 일상생활을 돕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누워서 지내다보니 평소 운동이 부족한 노인의 다리 운동을 시켜주기도 하고요.

병실을 돌아다니며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일도 로봇의 몫입니다.

덴마크에선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인지치료에도 로봇을 활용합니다.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은 반복적인 질문이나 행동이 특징인데요.

화를 내거나 짜증내지 않는 일관성 있는 로봇의 태도가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같습니다.

[앤 마이 보느 슈미츠 / 오르후스 치매센터 재활치료사]

노인 분들이 로봇과 함께 있는 것을 즐거워하세요.로봇은 한결같으니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고 하죠.

이런 로봇이, 집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제 복지 강국 덴마크에서는 노인 복지에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요양시설보다 자신의 집에 머무르길 원하는 노인들을 위해 집안 곳곳에서 로봇이 간병인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찾아오는 로봇을 통해 의사를 만납니다. 페아 굴레아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페아 굴레아]
척추를 다쳐서 두 달간 병원에 입원했다가 회복 중인데, 로봇을 통해 의사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괜찮아요.

생활 속에서 로봇이 쓰일 수 있는 곳은 정말 다양합니다.

스스로 식사하기 힘든 사람에겐 음식을 먹여주고, 휠체어를 탄 사람이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 바닥에 넘어졌을 때는 넘어진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일으켜 앉혀 줍니다.

특히 로봇은 감정이 없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비어기트 헤일르 / 오르후스 지자체 관계자]
로봇은 자신들이(노인들이) 실수해도 비웃거나 화내지 않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는 거죠

거기다 잠들지 않는 로봇은 큰 장점중의 하난데요. 24시간 깨어있다 보니 어떤 간병인보다 확실한 역할을 해낼 겁니다.

손자손녀만큼 든든한 로봇이 집안 곳곳에서 어르신을 이렇게 살뜰히 돌봐준다면 이제는 로봇을 편안하고 안락한 노후의 동반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업무만 하는 이런 로봇은 어르신들의 친구가 되기엔 부족해 보이죠.

황규락 기자가 일본에 가서 조금 더 특별한 로봇을 만났습니다.

노년의 큰 걱정 중 하나는 외로움이죠.

‘혼자’ 라는 마음의 쓸쓸함이 몸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텐데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노인들의 건강뿐 아니라 감정 치유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치매 할머니를 돌보는 요양원에 가봤습니다.

로봇을 쓰다듬고. 바라보면서, 귀여운 반려동물을 돌보는 것 같은 행복한 표정이지요.

[현장음]
할머니가 말을 걸면 알아듣는 것처럼 칭얼거리기까지 합니다.

[현장음]
이 로봇은 눈으로 사람을 알아보고 반응하는 인공지능 로봇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정서적으로 위로받고 교감할 수 있을 텐데요. 보기보다, 손이 참 많이 가죠. 거기다 알레르기 같은 문제도 생깁니다.

하지만 이런 로봇 반려동물이라면 특별한 관리기 필요 없지요.

[스기모토 타카시 / 노인요양원 관계자]
아이를 돌보는 것처럼 착하지, 착하지 하며 웃으면서 놀아주십니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불안과 외로움이 없어진 것은 물론이고…

복슬복슬한 털, 커다란 눈망울이 영락없는 반려 동물의 모습인데요.

비슷한 생김새만큼이나 진짜 동물 못지않게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되는 로봇, 참 기특합니다.

황규락 기자, 요양원의 노래교실도 다녀왔죠?

[황규락 / 기자]
이곳에서는 어르신들이 즐겁게 노래를 배우고 있는데요. 노래를 알려주는 건 사람이 아닌 바로 인공지능 로봇입니다.

로봇이 어르신들께 노래와 춤을 가르쳐주네요. 단순한 동작이라 따라 하기도 쉽겠습니다.

이번엔 노인복지센터를 찾아가 봤습니다. 로봇이 노인들에게 운동도 알려줍니다.

[현장음]
"숨을 천천히 내쉬세요!"

할머니가 로봇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아라키 히데코 / 81세]
전부터 나의 이름을 기억해줘서, '히데코상'이라고 불러주니까 훨씬 더 귀엽게 느껴집니다.

‘히데코상~’ 하고 불러주는 로봇과 친구가 된 할머니는 운동을 마치고 헤어질 때,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현장음]
(바이바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선 로봇이 노인의 거동을 도와주는 수준을 넘어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을 위로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나만의 주치의이자, 우리 집 간병인, 귀여운 반려동물의 역할까지 해내는 팔방미인 로봇!

이제는 노인복지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데요.

유럽에서는 이를 위해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로봇으로 치매환자를 돌보는 광범위한 임상시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치매의 정도나 거주환경에 따라 로봇의 어떤 기능이 더 효과적인지 알아보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박선희 기자가 그중 영국에 직접 다녀왔는데요. 맨체스터에 있는 스톡포트란 도시에서는 초기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는군요.

박선희 기자는 로봇과 어떤 대화를 나누셨나요?

[박선희 / 기자]
"이름이 뭐니?"
"마리오입니다."
"음악 들려줘"

근사한 음악을 들려주는 이 녀석, 바로 마리오입니다.

마리오는 ‘로봇과 함께하는 활기찬 노년’의 줄임말로 이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마리오는 치매를 앓는 어르신을 위해 특화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장음]
창문 청소부에게 줄 돈이 탁자 위 봉투 안에 있고…

처리해야할 일을 무척 구체적으로 알려주는군요. 기억력 강화도 돕습니다.

[현장음]
여기가 어딘지 기억하세요?

[에이미 티어 / 마리오 프로젝트 담당자]
사용자들이 자라온 예전 스톡포트 사진을 보여주며 예전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끔 해요.

아!
도시의 옛 사진을 보여주면서 어르신들의 기억 저편에 있는 옛 추억을 현재에 소환하는 거군요. 어제 일보다 수십 년 전일을 더 생생히 기억하는 어르신들에겐 이런 훈련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앤디 블래든/ 스톡포트의회 펀딩매니저]
단계별로 진행하면서 음성인식, 센서 등을 계속 발전시키고…

로봇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렇게 사람과 교감하면서 사람의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는 로봇이

미래 복지 정책을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해 보게 되는데요.

해외에선 이렇게 미래 복지의 대안으로 로봇이 각광받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돌봄 로봇은 어느 단계쯤 와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물론 우리나라 역시 돌봄 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교실!

빙그르르 돌며 흥을 돋우는 이 노래교실의 선생님, 바로 로봇입니다.

때로는 어르신들의 게임 친구가 되어드리는데요.

빙고도 하고, 퍼즐 맞추기도 하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신재은 / 수원시 팔달구]
우리같은 사람들은 혼자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이런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요. 계속 좀 할 수 있었으면…

흥미진진한 로봇 선생님의 수업에 어르신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김경미 / 강사] 
정이 들어서 오시면 인사하는 분도 계세요. 잘 지냈어, 나 왔어 하는 분도 있고 어떤 분들은 집에 있으면 좋겠다…

어르신들은 로봇과 더 오래 함께 할 수 없는 걸 마냥 아쉬워하신다는 데요.

평생 심심하지 않게 친구 삼고 싶어서 집에 데려가고 싶다는 어르신들의 바람.

국내 연구진이 곧 그 소원을 들어드릴 겁니다.

가정용 돌봄로봇 개발에 한창인데요. 사실 기존 돌봄로봇 가격은 수천만 원을 넘는데다 크기도 커서 가정에서 쓰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집에서도 부담 없이 가까이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특히 이 로봇은 가벼운 치매환자를 위한 맞춤형 기능을 가졌는데요.

이 녀석, 어떤 기능을 가졌는지 한번 볼까요?

[준우 어르신 일어날 시간입니다]
[싫어, 더 잘거야]
[어르신, 힘드셔도 일어나셔야 합니다]

알람시계처럼 소리만 울릴 줄 알았는데 저렇게 다정하게 깨워준다면 하루를 더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이 집에 혼자 계시다 보면 약을 어디에 뒀는지, 또 언제 먹어야 할지 잊기 쉬운데요.

로봇의 도음을 받으면 건강을 위한 약 먹기도 거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약은 1번 테이블에 있습니다]

무슨 약을 언제 먹어야할지, 이렇게 알려주니까요.

우리 집에서, 내 방에서 로봇과 함께 하는 노년의 일상 언제쯤 가능할지, 기대가 커지는데요. 아직은 개발 단계이다 보니 로봇 한 대가 수 천 만 원대라 엄두를 내기 힘들다는 게 흠입니다.

[박성기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인지도우미나 정서도우미 역할을 집안에서 하는 로봇이 상용화 된 게 없습니다. 100만원 대에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보고…

내년까지 가정용 돌봄 로봇 개발을 완료하고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로봇 연구가 이렇게 활발해진 만큼 상용화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일상을 파고드는 로봇, 그 중에서도 의료와 간호, 복지와 안내 등을 담당하는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은 연평균 15%가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

특히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선 돌봄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로봇 산업에 먼저 뛰어든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도 있습니다.

아직은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기술 격차가 무척 크다는 건데요.

미국 대비 기술 격차

특히 우리나라 로봇 시장은 산업용 제조 로봇을 위주로 성장하다보니지능형로봇 분야가 취약합니다.

국내 로봇 매출 비중

하지만 미래 로봇은 단순히 편리한 기계에 머무는 수준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처럼 사람과 감정을 교류하며 대화하고 위로하는 진화된 기능이 필숩니다.

도움과 치유가 바로 노인복지의 핵심 중 하나니까요.

유럽이나 일본과 같은 로봇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로봇을 활용한 노인복지는 초기 단계지만 돌봄 로봇 활용에 관심을 갖는 지자체도 늘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도 돌봄 로봇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요.

순천보건소는 새로 문을 열 치매안심센터에 로봇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심기섭 / 순천보건소 계장]
로봇은 가격 면에서 좀 비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원시에서 시범 실시한 결과 좋은 반응이 있어서"

정말, 돌봄 로봇이 생각보다 훨씬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복지 정책의 하나로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다 보면 고령화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미래 산업 먹거리인 로봇 산업까지 동반 성장 시킬 수 있는 윈윈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간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치유해주는 로봇. 사람과 로봇의 따뜻한 만남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돌봄 로봇의 긍정적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로봇이 돌봐주는 우리의 노후는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닐 겁니다.

집집마다 컴퓨터가 놓이듯, 합리적 가격의 돌봄 로봇이 함께 할 미래. 이제 좀 상상이 되시나요?

우리 노후의 모습을 혁명적으로 바꿔줄 로봇과의 공존. 그게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누리는 현명한 방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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