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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이 간다]동물 치료비가 차 1대 값…가격도 천차만별
2020-02-05 20:12 사회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 아프면 큰 걱정이죠.

그런데 반려동물 치료비 수준이 차 한 대 값과 맞먹을 정도로 비쌉니다.

병원마다 부르는 게 값인 동물 치료비의 실태를 밀착 취재했습니다.

김진이간다, 시작합니다.

[리포트]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전체 가구의 30%에 달할 정도로 반려동물은 우리 일상생활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동물병원 진료비가 너무 비싸고, 그마저도 병원마다 천차만별이다 보니 어디에서 어떤 진료를 받아야 할지 고민이신 분들 많을 겁니다. 제멋대로인 동물병원 진료비, 오늘은 그 실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말티즈 다섯 마리를 키우고 있는 20대 여성. 반려동물은 큰 행복이지만 병원비는 언제나 부담스럽습니다.

4년 동안 들어간 병원비는 모두 2천만 원 정도. 지금도 보호대를 한 한 마리의 진료비가 꾸준히 나가고 있습니다.

[피디]
안약은 왜 넣어주는 거예요?

[박경현 / 반려인]
각막 궤양이 살짝 와서 그것 때문에 아마 보름 정도 치료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작년엔 다른 한 마리가 낙상 사고를 당해 꽤 큰 돈이 들었습니다.

[박경현 / 반려인]
낙상사고 났을 때 두개골이 부러졌어요.
하루에 나온 비용이 1백만 원 좀 넘게 나왔어요.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지만 '차 한 대 값'이라는 말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경현 / 반려인]
이제 금액 싸움이라고 하더라고요. 외과적으로 수술을 할 수 있는 거로 아는데 그게 국산 자동차 한 대 값이라서 거기까지는 제가 못 하겠더라고요.

비싼 진료비도 문제지만, 동물병원마다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요즘 들어 구토를 자주 한다는 고양이를 데리고 각각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았습니다.

[박소희 / 반려인]
전체적으로 몸 털도 많이 빠지고 구토 횟수가 많아지고

[A 동물병원 수의사]
털이 빠지는 건 아기가 9살이니까 여러 가지 내부적 원인에 의해서일 수도 있어요. 그럼 한 번 확인해보도록 할게요

세균 검사와 곰팡이균 감염 여부를 위한 배지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A 동물병원 수의사]
일단 피부에서는 세균이 엄청 많이 나오거나 하진 않아요. 소독하면서 집중연고를 발라줘야 해요.

세균 때문에 생긴 증상이라는 검사 결과. 진료비는 얼마가 나왔을까요?

[A 동물병원 간호사]
오늘 진료비랑 검사 들어가서 8만 1400원 나왔습니다.

또 다른 동물병원의 진단과 치료비는 어떨까요.

[B 동물병원 수의사]
한 가지 검사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아요. 기본적인 스크리닝 검사부터 해서 혈액검사도 하고 엑스레이도 보고 초음파도 봐야 해요.

수의사 말대로 많은 검사를 했지만, 원인은 못 찾았았습니다.

[박소희 / 반려인]
오늘 총 (합쳐서) 나온 게 얼마예요?

[B 동물병원 간호사]
오늘 총비용은 42만 7천 2백 원이요.

8만 원과 42만 원. 똑같은 증상에도 전혀 다른 검사를 진행하며 진료비는 5배 가량 차이가 났습니다.

[박소희 / 반려인]
강아지, 고양이는 말을 못 하니까 검사밖에 답이 없거든요. 그럼 해야 해요. 어쩔 수 없이. 죽는 건 보고 싶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이 내야하는 값비싼 진료비. 그 비용은 병원마다 제멋대로 정해집니다.

[전 동물병원 간호사]
촉진만 하면 만 원 선에서 끝나는데 검사를 하게 되면 10만 원 이상 나와요. 차트에 금액 적으면 끝이거든요. 마음대로.

서울 경기 지역 동물 병원들에 암컷 소형견의 중성화 수술비를 문의해봤습니다.

[C 동물병원]
하게 되면 한 65만 원 정도요.

[D 동물병원]
다해서 한 40만 원 45만 원 정도 나오게 될 것 같아요.

조금 저렴한 곳은 현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E 동물병원]
추가 비용 없이 현금으로 25만 원.

이렇게 진료비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학범 / 수의사]
동물병원끼리 진료비를 맞추면 불법입니다. 그래서 맞출 수가 없어요. 동물병원 시설이나, 사용하는 장비, 인력수, 위치 이런 거에 따라서 진료비가 다양하게 책정되고 있습니다.

11년 전, 공정거래위원회는 진료비를 낮추고, 진료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동물 의료수가제를 폐지했는데요,

하지만 자율경쟁의 역효과로 진료비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표준진료제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그 시기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진료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불만들이 쌓이기 때문에 가격을 미리 알려주는 게 (표준진료제 도입의) 첫 번째 목적이에요. 공감할 수 있는 표준진료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좀 어려움이 있어서 언제 한다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경제력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을 시험받고, 돈 때문에 버려지는 생명 또한 늘어나는 요즘.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겠습니다.

김진이 간다의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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