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그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습니다.

한국은행이 예정에 없던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무려 0.5%포인트 내렸습니다.

기준금리 0.75%.

사상 처음 제로 금리 시대로 들어선 겁니다.

첫 소식, 홍유라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은행은 오늘 오후 4시 30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습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기존 1.25%에서 0.75%로 내려가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0%대 금리 영역에 진입하는 겁니다.

[이주열 / 한국은행 총재]
"입국 및 이동 제한 조치를 확대하고 있어서 글로벌 경기 위축 현상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국은행은 얼마 전 열린 정례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이주열 / 한국은행 총재(지난달 27일)]
"금리 조정보다는 서비스업 등 코로나 19에 피해를 크게 받고 있는 취약 부분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미시적 정책이 보다 효과적…."

하지만, 코로나 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 경제가 휘청이자 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우리시간으로 오늘 새벽, 긴급 금리 인하카드를 꺼내든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임시 금통위는 당초 내일이나 모레 열릴 걸로 예상됐지만, 미국이 긴박하게 움직이면서 우리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과거 한국은행이 임시 금통위까지 열어 금리를 내린 건 9·11테러 직후인 2001년 9월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두차례 뿐입니다.

오늘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담보대출 등을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들의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지기까지 빨라야 한 달 이상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 A 뉴스 홍유라입니다.

yura@donga.com
영상편집 : 김태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