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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하게 줄 서는 무료급식소…“배고픈 게 더 힘들어요”
2020-03-24 19:58 사회

코로나 19 확산으로 문을 닫았던 무료급식소들이 다시 문을 열고 있습니다.

빽빽하게 줄 선 어르신들 건강이 우려되지만, 한 끼 끼니를 위해 몇 시간 씩 줄을 서는 이 분을 누가 탓할 수 있겠습니까.

김철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점심 시간이 가까워오자 수백 명의 노인들이 모였습니다.

무료급식을 받기 위한 대기줄입니다.

앞뒤 사람과 빽빽하게 서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끼니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현장음]
"(몇 시간 기다리셨어요?). 두 시간이요. 아침 8시에 왔어요."

코로나19 확산에 공공기관 급식소가 문을 닫으면서 하루 평균 230명이던 급식 인원은 380명으로 늘었습니다.

[김철웅 기자]
"점심시간마다 무료급식소에는 이렇게 긴 줄이 늘어섭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을 해야 배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두려워도 줄을 서는 건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하루 한 끼 먹고 사는데 이거 못 먹으면 어떡해. 굶어 죽으나 병 걸려 죽으나 똑같은데.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그래요."

급식소가 지난달 23일 문을 닫았다가 한 달도 안 돼 다시 문을 연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만 실내 식사 대신 외부에서 빵이나 주먹밥을 나눠주는 걸로 바뀌었습니다.

[강소윤 / 사회복지원각 총무]
"매일 오셔서 언제 밥 주냐, 밥 좀 달라 해서요. 굉장히 위험하긴 하지만, 안전에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걱정스러운 건 후원이 중단되는 겁니다.

후원자의 대부분이 자영업자들인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광명 / 탑골공원 원각사 책임자]
"후원하는 분들이 안 오시니까 창고가 비는 거죠. 후원하는 분들이 없어지면 언제까지 하겠어요."

바이러스보다 당장의 배고픔이 더 무섭다는 어르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채널A 뉴스 김철웅입니다.
woong@donga.com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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