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GP 총격 당시 우리 군의 늑장 대응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시 총격을 받은 지 20여 분이 지난 뒤에야 대응 경고사격을 했는데, 왜 이렇게 늦었나 봤더니, 상황 파악과 보고에 10분씩이나 걸린데다, 무인 기관총마저 먹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3일 강원도 철원 3사단 GP에 북한의 총격이 가해진 건 7시 41분.

하지만 우리 군의 첫 대응은 8시가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

총성이 울린 뒤 GP 외벽 피탄 흔적 발견까지 10분이 걸렸고 사단장 상황 보고에 또 10분이 더 걸렸습니다.

이후 사단장이 북한 고사총에 맞먹는 12.7mm K-6 기관총 경고 사격을 지시했지만 이번엔 기관총이 먹통이었습니다.

소초 통제실에서 카메라로 보고 쏘는 원격 사격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겁니다.

결국 초소 밖으로 뛰쳐나가 위력이 떨어지는 K-3 경기관총 10여 발을 쐈습니다.

다시 3분 뒤 K-6 기관총을 부랴부랴 수동으로 전환해 10여 발을 추가로 쐈습니다.

총격을 받은 뒤 첫 대응까지 말 그대로 우왕좌왕이었던 겁니다.

[김준락 /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저희가 감추거나 그럴 사안은 아니고 좀 더 정확한 내용에 대해서 평가하고 나서 추후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무인 기관총은 5년 전에 도입된 첨단 경계 시스템입니다.

5km 밖 적 움직임을 24시간 카메라로 감시하다, 도발 시 초소 안에서 원격으로 방아쇠를 당겨 총탄을 쏟아내는 무기입니다.

대다수 최전방 감시 초소에 설치됐는데 정작 필요한 순간 무용지물이 된 겁니다.

우리 군의 대응과 감시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최선입니다.

최선 기자 beste@donga.com
영상취재: 윤재영
영상편집: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