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에서 비극적인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팀 내에서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타당하는 소리와 욕설이 최 선수가 남긴 녹음파일에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먼저 조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입니다.
주니어 국가대표를 지낸 최 선수는 고교 졸업 후 경주시청팀에 입단했습니다.
팀생활은 악몽이었습니다.
감독부터 팀 닥터, 선배 선수까지 걸핏하면 주먹을 들었습니다.
음식을 몰래 먹었다는 등 사소한 이유에도 잔혹한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이리와. 응? 응? 욕먹고 있는 게 (구타당하는 소리) 당연하나 야 이 XX야. 응? 잘하리라 믿고 있고 우리 마음을 선생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리라 믿고 있는데 그러고 있는 게 당연해? 우리가"
"아니요"
"우리는 마음이 편하나?(구타당하는 소리)"
입에 담기조차 힘든 욕설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니 뭐하는데? XX아. 국가대표면 다야? XX. 야 국가대표면 다야? XX XXX없는 게"
"XX 같은 X이 진짜. 그 따위로 XXX없는 걸 처배워와 가지고. 센스가 그렇게 없어?"
끔찍한 기억은 최 씨가 남긴 일기장에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동료 선수]
"폭언을 진짜 많이 해요. 근데 또 잘해줄 때는 엄청 잘해줘요. 사막에서 물 조금씩 주는 거랑 똑같은… 그런식으로 사람을 말려요. 계속."
소속팀을 옮긴 최 씨는 지난 2월 감독과 팀 닥터, 선배 선수 2명을 고소했고 검찰 수사가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끝내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23살 젊은 나이에 생을 등졌습니다.
채널A 뉴스 조영민입니다.
ym@donga.com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김지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