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여인선이 간다]정부 말 한마디에 가슴 졸이는 사람들
2020-07-21 19:45 뉴스A

이렇게 그린벨트를 해제한다, 안 한다 오락가락하다 결국 없던 일이 됐습니다.

그 사이 실제 그린벨트에 터를 잡고 사는 주민들은 원치 않는 홍역을 치렀습니다.

정부의 말 한 마디에 몇 번이나 마음을 졸여야했던 사람들을 제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서초구에 있는 그린벨트 지역입니다. 주로 농경지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바로 길 건너편에는 그린벨트가 일부 해제돼서 조성된 아파트 단지가 보입니다.

[인터뷰 : 토지 소유주]
"길 건너 아파트는 평당 4천만 원 가요. 여기(그린벨트)는 400만 원인데 말이나 돼요?"

그린벨트 안에 있는 땅을 40년 동안 소유했다는 주민과 동행했습니다.

[인터뷰 : 토지 소유주]
(이 안에 주민은 몇 분이나 살아요?)
"많이 살아요. 많이 사는데 너무 열악해"

울퉁불퉁한 도로를 따라가다보니 비닐하우스와 밭이 곳곳에 보입니다.

[인터뷰 : 토지 소유주]
(비닐하우스 많이 들어왔다고 비판하잖아요.)
"지을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어요. 내 땅이라도 이거밖에 할 수 없어."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현장음]
"너무 누추해서 설명을 드리기가 어렵네."

[현장음]
"샤워할 수 있게 깔끔하게 우리가 좀 하려해도 너무 규제가 심해 내 돈 들여서 한다고 해도."

재산권 행사는 제한돼있지만 재산세는 다 내야합니다.

[인터뷰 : 토지 소유주]
"재산세 얼마나 비싼지 아세요. 나 소득은 없는데 농사짓고 하는 걸로는 턱도 없고.

갖고 있는 것도 파는 것도 고민입니다.

[인터뷰 : 그린벨트 토지 소유주]
여태껏 40년을 기다렸는데 지금 팔기는 힘들잖아. 그리고 또 양도소득세를 많이 내야 한데.

허름한 비닐하우스에 세들어 있는 서민도 많습니다.

[인터뷰 : 세입자 A]
(선생님은 댁이 여기세요?)
네 여기서 먹고 자고 농사짓고. 한 30년 산 거네.

[인터뷰 : 세입자 B]
(몇 년 정도부터 사셨어요?)
내가 내곡동 산 지 벌써 50년 됐어. 본토인들은 땅 가진 사람 몇 없어요.

이런 분들은 개발 소식이 달갑지 않습니다.

[인터뷰 : 세입자 B]
남의 땅 얻어서 농사하는데 개발되면 우리는 별로예요. 객지로 쫓겨나는 거지.

정부 발표가 오락가락하는 사이 주민들은 홍역만 치렀습니다.

[현장음]
(외지사람들 좀 오고 그래요?)
여기 땅 나오기가 바빠요.
(선생님 댁 와서도 많이 물어봐요?) 그럼요.

주민들은 그린벨트가 부동산 대책의 임시방편으로 더이상 악용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현장음]
"40여 년 동안이나 지켜온 그린벨트를 말 한마디에 플었다 묶었다 할 수 있나. 법이 참 우스워요.

'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