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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난민 인권 vs 테러 위협…프랑스의 고민
2020-11-15 19:43 뉴스A

관용의 상징 프랑스가 이슬람 극단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세계를 보다 황하람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환하게 빛나던 에펠탑이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수업시간에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보여줬다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참수당한 중학교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겁니다.

니스의 한 성당에서도 아침 기도를 하던 시민을 포함해 3명이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안젤로 루소 / 니스 주민]
"굉장히 슬프고 정말 저를 힘들게 만드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도 프랑스 공관을 노린 테러가 잇따르자 마크롱 대통령은 폭력을 조장하는 이슬람 사원 폐쇄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뿔 달린 악마와 주정뱅이. 만평으로 조롱당한 프랑스와 터키 지도자는 말폭탄을 주고 받았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종교의 자유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비겁한 방식으로 공격받았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 터키 대통령]
"안타깝게도 이번 공격들은 정신 치료가 필요한 프랑스 지도자의 도발로 시작됐습니다."

프랑스에선 지난 8년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260명 이상이 희생됐습니다.

성당과 학교, 언론사 등 테러는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범행 수법도 잔혹해졌습니다.

프랑스에서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헌법 1조에 담겨 있습니다.

종교를 풍자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신성모독으로 간주합니다.

자유, 평등, 박애.

관용이라는 뜻의 '똘레랑스' 정신이 삼색 국기의 빨간색에 담겨있지만 잇따른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로 이 빨간색이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중학교 교사 참수 용의자는 체첸 출신의 18세 이민자, 니스 흉기 테러 용의자는 튀니지 출신의 21세 청년으로 모두 이슬람국가에서 건너와 프랑스에서 정착했습니다.

[이희수 /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중동 전문가)]
"이주민이 680만이니까 10%에 육박했거든요. 10%가 똘똘 뭉치면 모든 정치적 현안에서 캐스팅 보트를 쥡니다. 모든 유럽 국가들이 말은 안 하지만 이 10% 마지노선을 안 넘으려고 발버둥치는 겁니다."

문명충돌로 보이지만 난민갈등이라는 겁니다.

미국의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이민자들의 종착지가 되는 서구 국가에서는 이슬람 이민자들의 집단 거주화가 심해지고 방어기제로 종교에 더 심취하게 되면서 폭력을 생산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치적 음모론도 제기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이슬람 혐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5년 전 터키 해변으로 밀려온 세 살배기 시리아 꼬마의 시신에 전 세계가 슬픔에 빠졌습니다.

프랑스는 이 사건 이후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관용보다는 혐오가 강하게 자리잡았습니다.

폭력과 테러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권과 인류애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난민에 대한 교육과 경제적 지원, 그리고 이웃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조금더 필요해보입니다.

세계를 보다, 황하람입니다.

yellowriver@donga.com
영상편집 :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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