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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7개월 지나도 여전…‘폭행 사각’ 전국 3100곳
2020-12-22 19:49 사회

지난 5월 서울역에서 여성이 모르는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당해 큰 부상을 입은 사건 기억하십니까.

대낮이었는데도 폭행장소에 CCTV가 없었고, 범인을 바로 검거하지 못해 더 공포스러웠죠.

지금은 이런 사각지대 문제가 해소됐는지 우현기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서울역에서 일면식도 없는 30대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광대뼈가 함몰되는 큰 부상을 당한 30대 여성.

사건 현장엔 CCTV가 없어, 경찰이 피의자를 체포하는데 1주일이나 걸렸습니다.

[우현기 / 기자]
"당시 피해 여성이 폭행을 당한 서울역 안 점포 앞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CCTV가 설치됐는데요.

서울역 안 다른 곳들은 어떨지 제가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공항철도가 관리하는 서울역 구간에는 승강장을 포함해 8곳의 사각지대가 있었는데, 사건 이후 CCTV가 설치됐습니다.

[김성철 / 공항철도 역무원]
"안 보이는 곳이 많았는데 (새로 설치한) 이것은 회전도 되고 확대도 되고"

하지만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 서울역은 다릅니다.

승강장으로 내려가보니 벽과 벽, 기둥과 기둥 사이 사각지대가 여전합니다.

[이경훈 /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야간이나 사람의 통행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는 이런 공간이 위험할 수도 있겠죠. 술 취한 사람을 부축하는 척하면서 강도를 한다든가"

지상과 연결되는 출입구 곳곳에도 CCTV가 없고, 유동인구가 많은 계단과 통로도 사각지대입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여러 행선, 동선이 겹치는 지점에 CCTV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곳에서 신체적 접촉을 동반한 범죄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교통공사가 밝힌 지하 서울역 CCTV 사각지대는 모두 16곳.

이용객들은 불안해 합니다.

[김혜지 / 경기 파주시]
"여성분은 혼자다니면 더 무섭고 다니기 좀 꺼려질 것 같은… CCTV 달아주시고 저녁엔 누가 좀 지켜봐준다든가 해주셨으면"

전국 1천2백 개 철도역에서 자체적으로 파악한 CCTV 사각지대는 지난달 기준 3천 백 곳이 넘습니다.

각 철도운영기관들은 2022년까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는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곳을 사각지대로 판단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 기준 또한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곳 위주로 CCTV가 부착됐다고 봐야죠. 그러나 범죄 발생은 (안전) 사고 발생과는 다른 양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CCTV의 화질도 문제입니다.

지하철 1~8호선에 설치된 130만 화소 미만 저화질 CCTV는 62.7%에 이릅니다.

취재진이 직접 실험해보니, 100만 화소에선 15m 떨어진 차량번호판을 식별하기 힘들었고, 50만 화소에선 5m만 떨어져도 해상도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건철 / 경기 광주 ○○보안업체 대표]
"그런 (저화질) 카메라들 때문에 (범인) 식별을 못해서 확인을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죠."

[박상혁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범죄 예방이나 안전 문제를 위해서 서울교통공사 등이 빨리 이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할 것이고요."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을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경훈 /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CCTV가 수백 대가 있어도 그것이 사람에 의해서 실시간 모니터링 되지 않는다면 (범죄) 예방 효과는 없다고 볼 수 있는 거겠죠."

'다시간다' 우현기입니다.
whk@donga.com

영상취재 : 김기열 이락균 강철규
영상편집 :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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