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날 내복만 입고 거리에 떨던 아이가 주민들 신고로 구조됐습니다.
아이 엄마는 "왜 남의 일에 간섭하냐"고 화를 냈다는데, 이런 관심이 많아져야 아동 학대가 사라집니다.
서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골목 안에서 여자아이가 혼자 걸어 나옵니다.
전봇대 아래 멈춰선 아이.
자세히 보니 외투도 없이 분홍색 내복만 입고 있습니다.
[서채리 기자]
내복 차림으로 집 밖으로 나온 아이는 이 거리에서 행인들에게 발견됐습니다.
행인들은 아이를 품에 안아 다독인 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아이의 나이는 6살.
경찰관이 출동했을 당시 "음식을 먹었다고 엄마한테 혼났다"며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를 쫓아낸 적 없다며 화를 냈습니다.
[목격자]
"아이 엄마가 신고한 주민한테 왜 남의 일에 간섭하냐고 욕을 하면서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인근 주민들은 평소에도 아이가 자주 배고픔을 호소했다고 말합니다.
[인근 주민]
"아저씨 배고파 빵 줘, 이래요. 유치원 등원할 때 몇 번 줬는데 계속 오는 거예요. 그래서 이건 좀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아이가 유치원에 혼자 가는 모습도 여러 차례 목격됐습니다.
[인근 주민]
"아침에 등원할 때 부모님들이 데려다 주잖아요? 그런데 얘는 엄마와 같이 가는 걸 한 번도 못 봤어요. 혼자 뛰어가요."
경찰은 아이를 방치한 혐의로 엄마를 입건했습니다.
20대인 엄마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엄마는 경찰관에게 "아이가 밥을 먹지 않고 몰래 간식만 먹어 야단을 친 것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아이를 정서적, 신체적으로 학대했는지 여부도 살펴보는 중입니다.
현재 아이는 엄마와 분리돼 아동보호센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서채리입니다.
seochaeri@donga.com
영상취재: 강승희
영상편집: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