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보다]‘촉법소년’ 형사처벌 안 한다?…보호인가 면죄부인가
[채널A] 2021-01-23 19:32 뉴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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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지하철 안에서 노년의 여성과 어린 학생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70대 여성의 목을 휘감는데, 뭘 어떻게 하려는 걸까요? 여성을 그대로 넘어뜨립니다.

다른 승객들이 막아서면서 지하철 안은 난장판이 됐습니다.

이들이 올린 또 다른 영상이 있습니다.

[가해 학생]
"(어어, 치네?) 할아버지! 노인네! 고의성 아니었다고."

노약자석에 앉은 학생들을 훈계했다는 이유로 할아버지벌 남성에게 다짜고짜 욕설을 퍼붓습니다.

[가해 학생]
"○○○ ○○야. 술 먹었으면 집 가서 ○ 자세요.
뭐 때려봐, 쳐봐. 쳐보라고."

하지만 가해 학생들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Q1. 증거영상도 있고, 폭행 당한 여성이 처벌해 달라고도 했다는데, 형사처벌이 왜 안 된다는 거죠?

나이 때문입니다. 영상에 나온 2명의 학생들, 현재 중학교 1학년생, 만 13살입니다.

소년법상 만 10살 이상 14살 미만의 경우에 범죄를 저질러도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게 돼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경찰은 해당 학생들을 입건하지 않기로 했고요, 법원 소년부로 넘기면 보호처분 수위가 결정됩니다.

Q2. SNS에 돌고 있는 저 영상들도 일행들이 직접 찍어올린 것이라면서요?

맞습니다. 일단 영상 좀 더 보시죠.

[피해 노인]
"○○○가 뭐야 인마!"

[가해 학생]
"난 안 때렸어. 폭력. 112 신고해야겠다."

[가해 학생 친구]
"그만하라고. 죄송합니다. 얘가 철이 없어서."

잘못된 행동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영상을 찍어 올렸는데, 그 이유에 대해선 "재미있어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2019년, 경기도 수원 노래방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 중학교 1학년 여학생들이 한 살 어린 초등학생을 집단 폭행하면서 태연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까지 찍어서 SNS에 올렸습니다.

[현장음]
"더러워. 야야야야. 너네 그만 때려봐."

Q3.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가다 보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2019년 봄에 발생한 뺑소니 사망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서울에서 차를 훔쳐서 대전까지 운전을 하고 갔던 13살 중학생이 배달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던 새내기 대학생을 쳐서 숨지게 했는데, 가해 학생은 사고를 낸 뒤에도 또다른 차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차량을 훔치고 또 훔친 '상습 절도범'이었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피해나갔습니다.

최근 4년간, 촉법소년 수는 급속히 늘었습니다.

특히 이 기간에 법원에 넘겨진 촉법소년 가운데 살인과 강도를 비롯해 4대 강력범죄를 저지른 비율이 80% 가까이 되고요, 재범률도 성인과 비교했을 때 2배 넘게 높습니다.

Q4. 피해자 가족들 입장에선 고통이 더 심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2017년 부산에선 여학생들이 이성 문제로 또래 여학생 1명을 무차별하게 폭행한 사건이 있었는데, 피해 학생 어머니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피해 여학생 어머니]
"아무 반성의 기미도 없고 답답하죠. 애들이 자기가 얼마만큼 잘못한 것도 모르고. 몇 대 때린 걸로 이렇게 하느냐는 식으로…"

피해자의 트라우마는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촉법소년들은 "장래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는 이유로 전과기록조차 남지 않습니다.

Q5.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기는 하잖아요. 왜 진전이 없는 겁니까?

촉법소년의 연령기준을 만 12~13세로 하향해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해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엄한 처벌보다 사회의 관심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데요, 찬반 양론이 팽팽이 맞서면서 법 개정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 비슷한 또래한테 위협 당한 적이 있는데, 이 사람이 커서 흉악범죄를 저질렀다는 걸 뉴스를 보고 알았습니다.
예방 차원에서라도 보다 광범위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사건을 보다, 최석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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