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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백에 아들 숨져”…380km 도보 행진 나선 아버지
2021-02-23 19:23 뉴스A

혹시 이 영상 기억나시는지요?

지난해 3월, 아버지에게 마스크를 사 드리기 위해 비오는 날 긴 줄을 선 이후, 급성폐렴에 걸렸던 고교생 정유엽 군

당시 코로나 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치료 한번 제대로 못 받고 세상을 떠났는데요.

정 군 아버지가 청와대까지 300km 넘는 도보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청와대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데요.

배유미 기자가 함께 걸으며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노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갑니다.

조끼에 정유엽이란 이름이 새겨 있습니다.

지난해 3월 숨진 17살 고 정유엽 군의 아버지, 정성재 씨가 시작한 도보행진입니다.

직장암 3기 진단 후 항암 치료 후유증을 앓고 있지만, 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경북 경산에서 청와대까지 380km 행진을 결심했습니다.

[정성재 / 고 정유엽 군 아버지]
"할 수 있는 것 다해본 것 같은데 아직 정부나 병원에서 한 번도 연락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정 군은 지난해 3월 12일 40도 넘는 고열 증세로 병원을 찾았지만 응급실에 들어가지 못했고, 다음 날 영남대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코로나19 검사만 13차례 받다 끝내 숨졌습니다.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비를 맞으며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서 있는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검사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치료는 소홀했던 게 아닌지, 아들을 받아줄 병원은 없었던 건지 아버지는 묻고 싶은게 너무나 많습니다.

[정성재 / 고 정유엽 군 아버지]
"응급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열이 나는 환자에게 적절한 조처가 없었지 않습니까."

정 씨는 다음달 18일 청와대에 도착해 아들 사망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억울한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의료체계 개선을 촉구할 계획입니다.

이 날은 정 군이 숨진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정성재 / 고 정유엽군 아버지]
"명백한 의료 공백이라 볼 수 있거든요. K-방역 이면을 보게되면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따랐다고."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절규에 정부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 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손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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