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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구 방문…“검수완박, 부패완판” 의미는?
2021-03-03 19:12 정치

정치부 이현수, 사회부 최주현 기자 나왔습니다.

[질문]먼저 최 기자, 윤석열 총장의 대구 방문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이 뭡니까?

일단 장소입니다.

윤 총장이 대구를 두고 "고향에 온 것 같다"고 했는데,

자신의 초임지이자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가 좌천된 경험도 있습니다.

[질문]검찰 수장의 입에 관심이 쏠렸는데, "검수완박, 부패완판" 이 말도 눈에 띄었어요.

2분 50초 동안 발언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이었습니다.

여권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주장하며 '검수완박',

그러니까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겠다는 말이 나왔죠.

윤 총장은 이 단어를 역이용했습니다.

"검수완박하면 부패가 완전 판치게 된다"는 의미로 쓴 건데요.

윤 총장 측근들을 취재해보니

"부패완판이라는 단어는 평소에도 사용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대구 방문을 앞두고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고 즉흥적으로 설명했다"는 겁니다.


[질문]정치권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한데요. “정치 하실거냐” 답이 “이 자리에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거에요.

여의도 정치권, 특히 여권에서는 정치인 윤석열의 행보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최주현 기자가 소개한 윤 총장의 발언들, 정치권에서는 다르게 해석되는데요.

우선, 서울 출신인 윤 총장이 대구에서 '고향에 온 것 같다'고 인연을 강조하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인 화법으로 꼽힙니다. 

각종 인연이 필요한 정치인은 "고향이 열댓개"라고 말하는데 여기에 해당되는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대구는 보수진영의 핵심 지역으로

보수진영 후보가 되려면 이 곳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또 '부패완판' 이란 말도, 정치인들이 공방을 벌일 때 메시지가 분명하도록, 또 언론에 보도될 수 있도록 신조어를 만들어내는데요.

정치인들처럼 오늘 이 말을 하기 위해 따로 준비한 게 아니냐 이런 말도 나옵니다.

민주당에서 "대놓고 선거를 준비하겠다고 하는 것"이란 반응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질문]현직 총장이지만 대선후보로도 꼽히다보니, 윤 총장의 작심발언과 행보에 정치권이 꽤 술렁이는거 같아요. 여야 모두 복잡미묘하다고요?

여권 대선주자들, '미묘'하게 다른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들어보시죠.

[이재명 / 경기도지사]
"대통령께서 윤석열 총장님은 문재인정부 총장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이 말씀에 들어있는 기준에 따라.."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표]
"내가 그분 말씀을 충분히 알고있지 못하다. 검찰개혁 관련한 의견이라면 법무부를 통해서도 제시할 수 있을거라.."

[정세균 / 국무총리] (TBS라디오)
"윤 총장은 행정 책임자 아닙니까? 검찰총장 아닙니까? 그런데 어제 하시는 걸 보면 정치인 같아요."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는 평소와 달리 '절제'된 경고를,

당 대표인 이 대표는 무시하면서도 우회 비판했고,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정세균 총리는 정면으로 윤 총장을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이 직을 버리고 조기에 나올지, 국민의힘과 함께할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질문]검찰총장이 정치한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나오는데, 검찰 내부는 어떤가요?

윤 총장이 여론전을 택한 이유가 있다는 말들이 나옵니다.

최근 박범계 장관은 "나는 장관이지만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이라고 말했죠.

장관이 여권 당론을 의식하는 발언을 하는 상황에서

윤 총장 입장에서는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관심은 대검찰청이 취합하고 있는 중수청에 대한 검사들의 의견으로 쏠립니다.

[질문]어떤 점에서 관심일까요?

50곳이 넘는 전국의 각급 검찰청이 과연 한 목소리를 낼지 여부입니다.

직접 중앙지검 분위기를 취재해보니,

중앙지검 검사들의 의견은 모두 취합됐는데 윤 총장 의견에 대부분 공감했다고 합니다.

다만 각을 세웠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의견이 변수입니다.

[질문]이 기자, 검찰은 이렇게 뭐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데, 결말이 어떻게 날까요? 여권 생각은요?

핵심은 중대범죄수사청 법안이 될텐데요.

민주당은 이른바 '추-윤 갈등 학습효과' 때문에 강대 강 대치는 피할것 같습니다.

지난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의 충돌로 윤 총장의 정치적 체급만 올려줬다, 이렇게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최인호 당 수석대변인, 재보선 이후로 발의가 늦어질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질문]마지막으로 이성윤 검사장 관련해 한가지 더 궁금한게요. 공수처 수사 대상자가 됐다고요?

네, 이성윤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현재 피의자 신분인데요.

2019년 6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김 전 차관 출금 사건에 대한 수사 중단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수사를 맡았던 수원지검은 고위공직자인 이 지검장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는데요.

공수처법 적용을 두고 진통이 예상됩니다.

25조 2항을 적용하면 고위공직자 사건을 공수처로 넘기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공수처는 아직 수사인력조차 없는데요.

법에 명시된대로 사건을 다시 수원지검에 돌려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지검장은 오늘 재이첩은 안된다고 선을 그었거든요.

김진욱 공수처장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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