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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손정민 군 아버지 인터뷰 “나를 안아주던 아들”[전문]
2021-05-09 19:56 사회

[앵커]네, 현재 많은 분들이 정민씨를 애도하고 또 수사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고 손정민 씨 아버지인 손 현 씨가 오늘 어려운 걸음을 해주셨습니다. 아버님 어서오십시오. 참 어려운 인터뷰인데요, 마침 어제가 어버이날이어서 부모님 걱정하고 있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어떻게 추스르고 계십니까.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날씨에 따라 오락가락하기도 하고 하루 기분도 좀 왔다갔다 하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스튜디오를 올 때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제일 좋은 5월이라. 우리 아들이 이런 좋은 날씨를 즐기지 못하고 스물 둘의 한창인 나이에 이걸 못 보는구나. 우리는 스무살 때 좋은 일도 많았고 마음껏 즐겼는데 얘가 이걸 못즐긴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어제보다 오늘 날씨가 좋으니까, 날씨가 좋은데 없다는 게 좀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앵커] 제가 이틀전에 잠깐 뵀었는데 많이 야위셨습니다. 지금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아파하셨고 관심을 갖고 계시는데요. 오늘도 민간인들, 다시 할게요. 다시 할게요.

네, 장례 기간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아파하셨고 의혹이 남지 않게 해야 된다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앞서도 리포트에서 시민들께서 휴대전화 찾으러 가신 거 보셨는데, 많은 생각이 드셨을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장례기간 전부터 정민이 찾는 현수막 붙일 때부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솔직히 정민이 빨리 찾을 수 있었고요. 안 그랬으면 사실 아직 한강을 떠다닐지 뭐 서해에 나갔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모든 것들이 그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나마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앞으로도 갈 길이 멀지만, 어제도 나갔을 때 그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실지 몰랐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시는데 더더욱 꼭 원인을 밝히고 정민이가 왜 물에 들어갔는지 알게되면 모든 분들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 원인을 해결할 때까지는 그분들의 성원을 버릴 수가 없을 거 같고. 제가 힘든지 아닌지 사실 솔직히 저는 힘든 걸 느끼진 않거든요. 근데 그분들을 생각하면 나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도와주시는 그런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굉장히 많은 분들이 의문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도 확실한 증언이나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여쭤보고 또 듣도록 하겠습니다. 일단은 수사 결과가 아직 공개가 안 되고 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일단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말씀을 해오셨는데요. 어떤 취지에서 하신 말씀일까요?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어쨌든 우리나라는 법치국가고 법에 의해서 경찰서의 그런 조치에 의해 기소가 되거나 진행이 되기 때문에. 민간인이 아무리 뭐 이게 이상하다 뭐 한다고 해서 그게 법적으로 옮겨지진 않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리고 경찰서장님을 만나도 열심히 하시는 걸 알고. 그러니까 일단 믿을 수밖에 없고. 제가 어떤 행정력이 있거나 사법력이 있는 건 아니니까. 그분들이 올바르게 하실 거라 믿고 따라야 되는 게 첫째 원칙이고. 그런데 그걸 마음 놓고 있을 수가 없는 불안함, 그 두개가 굉장히 상반돼 있거든요. 왜 믿고 맡기고 마음 편히 못 있을까. 왜 맨날 조바심을 내야할까, 그게 굉장히 저한테 어려운 과정 중에 하나더라고요.


[앵커] 어떤 부분이 가장 불안하세요.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말씀대로 증거가 없고 정황만 있다 보니까 여러가지 제가 느낄 때는 이상한 점들이 많은데, 이게 어떤 증거가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다보니 정말 경찰서 형사님들도 열심히 조사를 했는데 정말 '물에 들어간 건 맞지만 왜 들어갔는지 밝힐 수 없다' 그거는 모두가 원하지 않는 대답일 거 같거든요. 경찰서에서도 원하지 않을 거고 저도 당연히 평생을 그러면 궁금증을 갖고 살아야 되니까. 그게 아니면 정민이가 정말 혼자 그랬을 확률, 아니면 누구에 의해서 들어갔을 확률 두 가지인데. 그 결과가 나와도 어떤 결과도 저한테는 사실 그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기 때문에. 어떤 결과를 예측하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어떤 결과든 저한테 좋은 결과는 아니니까. 다만 의혹을 해결하는 게 첫 번째이고, 정말 누가 관여했다면 그걸 명확히 밝혀서 그 책임을 지게 하는 것. 그게 원하는 건데 그렇게 갈 수 있을지, 그게 굉장히 불안해요. 그렇게 될지 안될지가.


[앵커] 의문점이 남을까봐가.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맞습니다.


[앵커] 그 결과가 가장 두려우신 것 같아요. 지금 저희 언론에서는 중간 수사 결과를 알 수 없는 부분이 있고요. 어떻게 유족들에게는 경찰 측에서 입장을 전달받거나 하신 부분이 있습니까?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저희를 전담해주시는 분이 있어서 물어보면 해결도 해주시고 중간 과정을 말씀을 해주시지만, 말씀대로 수사 과정 중인 것이기 때문에, 저한테 얘기했다가 제가 또 이렇게 누설할 수도 있으니까, 막연한 기대죠. '뭔가 좀 하고 계시는데 제가 누설할까봐 숨기고 있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한데. 그게 아니고 '열심히는 하는데 소득이 없는 건가?' 그렇게 여쭤볼 순 없잖아요. 그런 수많은 질문들이 생기는데, '하고 계시겠지?' 그러다가도 '이렇게 궁금한 건 왜 안 하고 계실까'. 근데 이걸 물어보면 정말 하고 있는 수사에 방해가 되는 거 아닐까. 그런 고민을 하면서도 왜 나는 안심을 하지 못할까. 이런 생각을 왔다갔다 하다보면 정말 혼란스럽기만 하고요. 믿고 맡길 수 없는 게 제일 가슴이 아픈 부분입니다.


[앵커] 저희가 이 질문을 드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정민군 관련 의혹 해명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이번 사건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굉장히 공감하셨던 이유 중 하나가 정민씨뿐 아니라 성인 실종자들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 권한이 없는 민간인들이 가족이 실종됐을 때 직접 찾아 헤매셨어야 됐잖아요. 그 부분을 직접 겪어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초기에 너무 당황했던 건 이렇게 한강에 CCTV가 없었나. 영화와 실제가 이렇게 다른가. 뭐, 일목요연하게 보는 건 고사하더라도 좀 쉽게 컨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디있는지 파악하기도 어렵고 하나 보는 것도 어렵고. 그리고 기관도 다르고. 결정적으로 그거를 담당하는 형사분들 총 수는 제가 모르겠지만, 몇 명이나 매달릴 수 있는지. 동시에 예를 들어 여러 건이 생기면 한 두 명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잖아요. 보니까 그분들도 24시간 하고 교대하고 이러시는 거 같던데. 또 교대하는 과정에서 그 하루 있었던 일들이 얼마나 전달이 되는지. 그 양과 실제 경찰력이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실질적으로는 너무 부족하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일반 가정에서 '아 우리 가족이 실종되면 굉장히 찾아내기 힘들겠구나' 이런 부분에서 많이 공감을 하셨었어요. 실제로 겪어보니까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일단은 정보가 절대로 부족하고요. 민간이 접촉할 수 있는 정보의 질에도 한계가 있었고. 아까 말씀드린 것과 똑같이 믿고 맡길 수가 없는 부분, 분명히 바쁘고 뭔가 하시는 건 알겠는데 피해자 입장에서는 여기도 보고 저기도 봤으면 좋겠는데 뭐 하나 해결하시는 것도 힘드니까. 아쉬운 것을 저희가 찾아다닐 수밖에 없었고. 사실 안그랬으면 그날의 CCTV도 오후에 바로 보지 못했거든요. 그거를 직접 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데 그 외의 것은 저희가 접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니까.


[앵커] 방법도 알 수 없고. 접촉 방법도 알 수 없고.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네. 민간인은 볼 수 없다. 그러면 저는 마냥 기다려야 되는데. 더 아쉬운 거는, 키웠던 우리가 보면 빨리 찾을 수 있는 것을, 생판 모르는 분들이 조그마한 사진을 보고 찾을 수 있을까. 그거를 막연히 기대하는 건 너무 무모해 보였고. 3일 정도 지났을 때 할 수 있는 걸 다 하고 나서 할 수 있는 건 정말 전단지하고 현수막밖에 없었거든요. 그걸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더이상 할 게 없어서 하게 된 건데. 어쨌든 그분들은 계속 찾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구나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 절박감 때문에 아마 블로그에 처음에 글을 올리시고 많은 분들이 그걸 보고. 민간인들이 많이 나서서 도와주셨어요. 정민이를 찾는 과정은 어땠습니까.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저는 그 민간 구조사분이 와 계신 줄도 몰랐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그렇게 소식을 알게되고 물의 흐름을 보고 한 3일 정도 기다렸다가 찾았다고 하시는데. 만약에 안 그랬으면 우리 아들은 영원히 못 찾고 우리 부부는 허구헌날 정말 이런 인터넷 댓글에 나오는 것처럼 어디 끌려가지 않았을까. 막연히 살아있을 거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만날 수 없는 불안함에 찌들어 살았어야 됐는데, 정말 행운이라고 해야 될지, 찾아주신 건 감사한데 결국 그것도 우리가 그렇게 안 했으면 안 일어났을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만 해도 정말… 그건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앵커] 실종부터 찾아내기까지 민간인 신분으로 다 해냈어야 한다는 부분이 가장 힘드셨던 거죠?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그렇죠. 우리가 안 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았을 수 있다.

[앵커] 네. 아픈 질문 자꾸 드리게 되는데요. 지금 수사가 더 진행돼야 밝혀질 것들이 많습니다만 아버님께서 가장 의문점 갖고 있는 부분은 어딜까요?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사실만으로 얘기했을 때, 의혹이야 뭐 그냥 푼다고 치고. 뭐 우리 아들을 불러내서 술을 먹었다든지, 아니면 3시 반에 전화해서 데리고 갈 수 있는데 안 데려 간점, 아니면 마지막에 핸드폰이 바뀌거나 또 찾으러 올 때도 전화 안 한 점 그런 가장 기본적인 의혹이 있는데 만약 그거 빼놓고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면 최소한 우리 아들을 찾는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찾을 때까지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이 이상하고요.

[앵커] 지금 아버님께서 상당히 추스르기가 어려우신 상황입니다. 누가 봐도.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인터뷰에 그래도 응하고 계시는 이유가 있으시죠?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우선은 제가 아직 하고 싶은 게 남았거든요. 정민이가 왜 들어갔는지 밝혀야 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 도움이 되는 것들은 어떻든지 하려고 하는게 첫 번째 있고, 개인적으로. 두 번째로는 너무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줬기 때문에 저는 거기에 대한 도리가 있거든요. 하루에 제그 블로그 댓글을 많이 봐야 한 100개 보는데, 한번 올리면 9천 999개가 넘어 버리기 때문에 다 스킵을 하는데, 그분들이 하루에 서너 번씩 들어오고 그 다음 것 보고 궁금해하고 응원하시는 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을 해서. 이 일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공유를 하고 열심히 하는 게 관심을 받은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앵커]그 분들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고, 또 아드님 생각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며칠 전에 뵀을 때 우리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아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말씀 하셨거든요.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일단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건데 이왕 그랬을 때 아들의 어떤 희생이 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하다못해 CCTV가 늘어나든, 한강에서 음주를 자제하든, 뭔가 좀 좋은 방향이 나와서 똑같은 사례는 안 생겨야 된다, 그래야 그나마 정민이의 희생이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저희가 아버님과 정민 씨가 찍은 사진을 미리 주셔서 받아 봤는데요. 제작진들도 보면서 참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어떤 아들이었을지 사진만 봐도 상상이 되는데요. 참, 어떤 아들이었을까요, 아버님께는.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몇 번 말씀을 드렸지만 저는 그 촉감. 아들이 어릴 떄는 안거나 업었을 때, 그리고 빰끼리 부비댔을 때 그 촉감이 가장 좋았고. 이제 성인이 되면 사실 남자로서는 싫어하잖아요. 아빠가 막 강제로 할 때도 있는데 아빠를 이해해서 포옹을 해도 약간 거리를 두지만 이렇게 안아줬거든요. 언제부턴가는 아빠를 이해하는 아들로 성숙이 됐을 때는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냥 받아줬거든요. 다 큰 아들이 아빠가 뺨을 부비댄다고 좋아하진 않을 텐데, 아빠를 이해하는 걸로 바뀌어 가면서 얘가 이제 나를 이해하는구나, 성인이 돼가는구나, 좀 더 나이가 먹으면 더 많은 대화가 되겠구나 했는데, 그게 가장 좀 안타까웠고요. 우리는 충분히 성장을 하면서 많은 걸 공감했기 때문에 형제 같기도 하고 참 좋았는데, 그게 이런 식으로 끝을 맺게 될 줄은 몰랐죠.

[앵커] 오시는데 지금 약간 분장으로 만져드렸습니다만 아버님께서 마스크를 끼고 아무래도 아이를 찾아서 헤매시다 보니까 그을린 자국이 저는 마음에 많이 아프게 와닿았습니다. 얼마나 마음고생 많이 하셨을까 싶은데요. 지금 이제 여러 가지 밝혀져야 할 점들이 많은데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고 손정민 군 아버지 손 현] 일단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많이 드렸으니까 괜찮고.
이런 일을 이제 약간 다른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사회에는 다양한 방면들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도 이걸 사회에 문제 삼는데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어떤 게 옳다, 그르다 말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이 현상을 해석을 해서 A로 해석을 하든 F로 해석을 하든 그건 자유로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저는 너무 한 방향으로 가거나 뭘 하지 말아라,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우리나라 사회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을 하고. 오직 경찰에서 밝혀주실 건 사실만 최대한 밝혀주시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사실만. 오늘 손정민 군 아버님 모시고 좀 어려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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