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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만화 고집하던 日 ‘망가’ 위기…한국이 웹툰 접수
2021-05-15 19:34 국제

저랑 나이가 비슷한 분들은 유년시절 봤던 이 일본 만화들 꽤 기억하고 계실 텐데요.

‘망가’란 단어를 세계적으로 통용시킬 정도로 독보적이었던 일본 만화였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한국 웹툰이 일본 현지를 접수한 모습 도쿄 김범석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도쿄의 대형 서점의 만화 코너에서 분주히 만화책을 고르는 시민들.

책장에는 1990년대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슬램덩크부터 최근 집필이 끝난 '진격의 거인'까지 다양합니다.

"지난해 만화책 시장 규모는 약 2조8000억 원으로 2년 전보다 13%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특수가 일어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웹툰을 포함해 디지털 만화 시장 규모는 종이 만화보다 더 커져 3조5000억 원에 달합니다.

도쿄의 한 작업실.

정성스레 그림을 그리는 30대 작가는 3년 전 웹툰에 처음 도전했습니다.

종이에 직접 그린 만화를 스캔해야 웹툰이 만들어집니다.

그의 작품은 카카오의 일본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를 통해 연재됩니다.

[케이유 / 웹툰 '복수의 빨간선' 작가]
"(종이 만화와 달리) 물 흐르듯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어 드라마처럼 표현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일본 웹툰산업을 양분하는 업체는 픽코마와 라인망가, 한국 업체들이고 웹툰 TOP10 중 절반 정도가 한국 작품입니다.

[스즈키 메구미 / 웹툰 프로듀서]
"일본 웹툰은 한국 만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현재 일본 웹툰은) 한국 웹툰을 참고하며 만든 것들이 많습니다."

"세로로 넘겨보는 이런 한국 웹툰 방식이 스마트폰에 익숙한 일본 젊은층을 중심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마쓰무라 / 회사원]
"만화책은 책을 넘기기 쉽지 않은데 웹툰은 다음 장면으로 술술 넘어가 읽기 쉽더라고요."

일본 웹툰 역사는 이제 겨우 5년 남짓.

서점과 중개상, 출판사로 굳건하게 이어지는 종이 만화 유통 고리에 묻혀 디지털 전환이 늦어진 겁니다.

한국이 세계 웹툰의 표준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퍼졌습니다.

[나카노 하루유키 / 교토세이카대 객원교수]
"(웹툰 최대 시장인)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일본도) 웹툰이 필요하고, 한국도 함께 공략하다 보니, 지금 경쟁하기에 일본은 약하지 않나."

디지털 전환에 소극적인 자세로 현실에 안주했던 일본 만화업계가 우리 웹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bsism@donga.com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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