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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복직시킨 730명의 한마음…고용 승계 문제 ‘여전’
2021-06-16 19:54 사회

경비원들이 하루 아침에 무더기 해고 통보를 받은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7백 명 넘는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다행히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는데요.

경비원들의 이야기를 이민준 기자가 듣고 왔습니다.

[리포트]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하는 경비원 홍노유 씨.

주민에게 배달된 택배상자 정리까지, 땀은 나지만 다시 일할 수 있다는 기쁨에 힘든 줄 모릅니다.

홍 씨에게 해고를 통보하는 문자메시지가 날아 온 건 지난 4월, 물결 표시에 이모티콘까지 있었습니다.

아파트가 경비업체를 바꾸면서 기존 업체 경비원 16명이 하루아침에 해고된 겁니다.

[홍노유 / 경비원]
"(계약 종료) 2일 남겨놓고 해고 통지를 받아서 너무 억울해서. 약자니까 할 수 없죠, 뭐."

4년 넘게 경비일을 해 온 노득기 씨도 해고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노득기 / 경비원]
"너무나 비참한 것 같아서 왜 잘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할 것 아니에요."

노 씨와 홍 씨 등 경비원 6명이 해고 이유를 밝히라며 집회에 나섰고, 입주민들도 호응해 730여 명이 해고 반대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강여울 / 입주민]
"없어서는 안될 분들이 그런 처우를 받는 게 무척 화가 났기 때문입니다."

결국 구청이 중재에 나섰고 새 경비업체가 복직을 희망하는 6명을 자신들이 관리하는 다른 아파트 경비원으로 고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일터를 찾았지만, 경비업체가 바뀔 때마다 경비원이 무더기 해고되는 현실은 변한 게 없습니다.

경비원을 채용할 때 계약기간을 일정기간 이상 보장케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현재로서는 입주민의 관심과 배려가 유일하게 기댈 곳입니다.

[홍노유 / 경비원]
"경비들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경비들한테 이렇게 (해고) 해서는 안되는데…."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2minjun@donga.com
영상취재 : 장명석
영상편집 : 변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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