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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유충’ 수돗물 1년…덮개로 못 덮은 주민 불안
2021-06-22 19:47 뉴스A

지난해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연이어 발견되며 온 국민이 불안에 빠졌죠.

특히 인천 시민들은 2년 전 붉은 수돗물에 유충 사태까지 겪으며 속앓이를 했습니다.

지금은 믿고 수돗물을 쓸 수 있는 정수 시스템이 마련된 것인지 '다시 간다' 우현기 기자가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가정집 샤워기 필터 안에서 벌레 유충이 꿈틀거립니다.

다른 집에선 유충 3 마리가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지난해 여름, 인천 지역에서 시작된 깔따구 유충 발견 신고는 전국으로 확대됐고, 정수장 방충 시설 미비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우현기 기자]
"지난해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던 인천 부평정수장입니다.

지금은 유충에 대비해 어떤 조치들이 이뤄져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일단 벌레가, 건물안으로 그리고 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들이 증강됐습니다.

이중 방충망에다, 벌레를 잡는 포충기도 기둥 곳곳에 달았습니다.

[조원식 / 부평정수사업소 운영팀장]
"다른 곳은 소등하고, (포충기) 불빛을 보고 날아든 깔따구가 끈끈이에 달라붙어서"

물은 정수 중간 단계에서 필터 역할을 하는 활성탄 흡착지를 지나게 되는데, 이곳도 투명막 덮개로 밀폐시켰습니다.

또 여기서 벌레 알이나 유충이 자라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역세척을 보다 자주 실시하고 있습니다.

[조원식 / 부평정수사업소 운영팀장]
"전에 20일 했었는데 2~3일로 (세척주기) 단축해서 하고 있습니다."

[우현기 기자]
"정수장에서 수돗물이 걸러지는 가장 마지막 단계인데요.

미세거름망을 추가 설치해 0.1mm의 작은 유충까지 거를 수 있습니다."

붉은 수돗물에 대한 개선방안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붉은 수돗불의 발생 원인은, 물이 정수장에서 배수지를 거쳐 가정집으로 가는 통상적 과정에서 정수장 고장 등의 원인이 생기면, 다른 정수장에서 물을 공급하게 되는데, 이때, 물의 흐름 방향이 바뀌면서 수도관 내 쌓여있던 이물질이 떨어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중간에 거점배수지를 만들어, 정수장이 바뀌더라도 물의 방향이 일정하도록 하는 방식이 추진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설이 2029년 완공될 예정이라, 그 전까지는 붉은 수돗물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대여섯 종류의 필터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보라 / 인천 서구]
"체감상으론 크게 달라진 건 없고 여전히 생수 구비해야하고. 절대 필터를 못 빼요."

필터들이 금방 붉게 변해버리는 현상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보라 / 인천 서구]
"눈으로 보기에는 자꾸 이물질도 나오고 필터가 너무 노래지니까…교체시기가 2~3일이었다면 지금은 열흘에서 한 보름정도."

아예 아파트 단지 차원에서 1년에 5백만원이 드는 중앙정수처리 설비를 갖춘 곳도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입주민들이 많이 동의하셔가지고. 정수시스템을. 적수 사태 이후로 불안하니까."

[김선자 / 전 인천 서구 수돗물정상화 주민대책위원장]
"저희는 정상화됐다고 보지 않아요. 지금도 (노후관 교체) 공사는 계속 진행중이고. 당연히 부산물들이 발생할 거니까"

시민들이 직접 감시와 점검에 나서고 있고,

[김형회 / 인천 부평정수장 시민감시단]
"물만큼은 우리가 책임져야 하지 않나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졌고요. 석 달에 한 번씩 부평정수장을 직접 방문해서"

인천시 상대 손해배상 소송도 2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필운 / 변호사]
"5400명의 주민을 대리해서 소송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다시 간다' 우현기입니다.
whk@donga.com
PD : 윤순용
작가 : 박정민
그래픽 : 김승훈 여현수 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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