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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단속 비웃는 신도시 학원차들 ‘찔끔 이동’
2021-06-23 19:56 뉴스A

아이들 태우는 학원 차량이 아이들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소방도로 뿐만 아니라 어린이 보호구역까지 이런 학원차들이 점령했는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합니다.

현장카메라, 권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권솔 기자]
"한창 퇴근으로 붐비는 인천 송도의 왕복 10차선 도로입니다.

제 기준으로 맞은편은 교통 흐름이 원만한 반면, 반대쪽은 상대적으로 차량이 수월하게 나가지 못 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진 걸까요. 현장으로 갑니다."

유명 어학원 차량들이 차선 하나를 통째로 점령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주차 행렬에 도로가 뒤엉키고, 노선버스들도 정류장에 멈춰서지 못합니다.

[인천 송도 ○○어학원 관계자]
"5분 안에 출발해요 25분에 출발해요 다…(학원시간 때문에 그런 거죠?) 네네."

[학원차량 기사]
"(단속을 하긴 하는 거죠?) 언제 찍힐지 몰라 우리도 잠깐 잠깐 대놓고 차에 대기하고 있어. 잠깐 봐주는 거 같아요."

3분 거리의 또다른 도로.

'학원차량 전용주차장'이란 푯말까지 세워놓고, 소방차 전용도로를 점령했습니다.

[권솔 기자]
"조금 전까지 학원차가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던 곳입니다. 학원 차량이 빠지고 난 뒤 이렇게 소방차 전용도로라는 글자가 눈에 띕니다."

[학원차량 기사]
"(원래 여기 차선 막으면 안 되잖아요?) 한 10분정도면 싹 빠질 거예요. 애들 금방 나오니까…"

[인천 연수구 관계자]
"하루 이틀만의 문제가 아니었고.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100건 정도 과태료 부과가 됐어요."

취재 도중,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이 앞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10분 이상 같은 자리에 서 있으면 단속에 적발되는데, 몇미터씩 살짝 살짝이라도 이동할 경우엔 단속카메라가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인근 상인]
"불편하죠. 길을 점유하고 있으니까 길이 밀릴 때가 굉장히 많죠."

[인근 주민]
"(최소) 3년은 넘었죠. 당연히 막히는 건 기본이고 위험해요."

[권솔 기자]
"경기도 일산의 대표 학원가인 후곡동 일대입니다. 이 지역도 매일 퇴근시간마다 학원 차량 불법주정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도로 곳곳에 설치된 불법주정차 금지 현수막도 있으나 마나입니다.

이중 주차된 학원 차량들로 2개 차선이 가로막혔고, 급기야 일부 차량들은 도로 한가운데에 학생들을 내려줍니다.

[인근 주민]
"몰랐어요. 진짜로 안 되죠 위험하죠. (나 내려줄 때도 그렇게 내려.) 내릴 때 조심해야 돼. 엄마 몰랐네."

[현장음]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단 1분도 불법 주정차를 해서는 안 되지만, 주차 중인 학원 차량이 10대가 넘습니다."

[학원차량 기사]
"공용주차장은 없고 학원이 바로 앞이고. 뭐 방법이 없으니까. 방송나가면 우리가 또 많이 불편하고 곤란해져요."

[인근 학부모]
"주차장이 없고 학원은 많아서 불법 주정차들 되게 많고. 저는 아예 염려돼서 이리로 걸어올 수 있게 이사를 왔다고요."

신도시의 경우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교육과 교통 수요에 맞춰 주자공간이 확보됐어야 하지만,

수요 예측에 실패한데다 인구까지 늘면서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기 일산서구 관계자]
"계획된 도시다 보니까 어떤 주차공간이라든가 공터라든가 이런 공간이 도시 신도시 같은 경우는 사실 없더라고요."

[권솔 기자]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조차 학원차 불법주정차가 만연해있다면 아이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안전불감증'을 배우게 되는 건 아닐까요. 현장카메라 권솔입니다."

권솔 기자 kwonsol@donga.com
PD : 김종윤 석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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