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끼리 폭력은 물론 잔혹한 성적 학대까지 일어났습니다.
관리가 부족한 기숙 형태의 교육시설에서 '예견된 문제' 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 간다, 우현기 기자가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18살 A 군.
약 없이는 밤잠을 이루기 힘들다고 합니다.
A군은 지난 2019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5달 동안, 정식 학교의 대안 성격인 기숙형 서당을 다녔는데.
그곳에서 동급생 2명으로부터 엽기적 폭행을 당한 뒤, 트라우마에 시달려 왔습니다.
[A 군 / 서당 폭력 피해자]
"XX을 먹이거나 오줌 먹이거나…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져 재활치료 다니고 있어요."
폭행과 성적 학대를 외부엔 알릴 수 없었습니다.
이 서당의 폐쇄성 때문이었습니다.
[A 군 / 서당 폭력 피해자]
"연락을 하려면 원장 선생님 앞에서 전화를 했어야 했거든요. 보통 한 달에 한 번 밖에 못해요"
서당 원장도 학생들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A 군 / 서당 폭력 피해자]
"아이가 나가려고 꾀를 쓰는 거 같다, 자기는(원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부모님들은 믿어버려요."
피해학생 측은, 가해 학생 2명은 소년재판부로 넘겨져 '보호처분'을 받는데 그쳤다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A 군 / 서당 폭력 피해자]
"너무 어이가 없고 말이 안 돼서, 검사님한테 항소해달라고…"
문제의 서당에 다시 가봤습니다.
버스에서 10여 명의 학생들이 내리더니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원장이 구속된 이후에도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겁니다.
[○○서당 관계자]
"(학생들이) 전화하고 싶은데로 하고. 옛날처럼 그렇게 안 합니다.
(학습은 이뤄지나요?) 교육청에 물어보시면 됩니다."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인근의 다른 서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근 □□서당 관계자]
"학부모님들이 원하시니까 (학생들이) 있는 거죠. 저희가 붙잡고 있는 건 아니니까…"
문제의 서당들은 과외교습소와 학원으로 등록했다 취소당했지만, '하숙시설' 명목으로 여전히 운영중입니다.
교육청에선 안전벨과 공중전화를 서당과 인근 학교에 설치했지만, 운영 자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말합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
"개인 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형태를 누군가 관리하거나, 못하게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서당 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 부모의 고 1 아들은 한달전 '도와달라'는 쪽지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강원도 양구의 기숙형 고교에서 다녔던 학생입니다.
동급생의 SNS 저격글 등으로 따돌림이 당했고, 그것이 아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부모는 주장합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최소한 1학년 1학기에는 교우 관계가 어떤지 힘든 일은 없는지 (학교에서) 잡아줘야 하는데…"
이 기숙형 학교에선 월 1회 외박만 허용됐고, 부모와의 전화 연락도 어려웠다고 합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아이들이 저희한테 전화를 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아이들한테 전화를 해야만 받을 수 있어요."
지난달 초엔 한 교사가 숨진 학생의 자해에 관한 얘기를 들었지만, 부모와 담임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수업도중 학생 몸에서 상처를 발견하지 못하는 등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왜 (아들이) 갔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걸 좀 알아야겠어요. 다시 생기지 않게끔 어른들이 잘 살펴보고 반성하고…"
기숙 시설의 폐쇄성을 고려한, 보다 정밀하고 세심한 교육 당국의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시 간다' 우현기입니다.
whk@donga.com
PD : 윤순용
AD : 권용석
작가 : 박정민
그래픽 : 고정인
자료출처 : 곽상도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