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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보다]16살 죽인 ‘500만 원과 카드 4장’
2021-07-31 19:45 뉴스A

전 동거녀의 16살 중학생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남성의 얼굴과 이름이 공개됐습니다.

48살, 전과 10범의 백광석입니다.

헤어지자는 전 동거녀의 말에 앙심을 품었다는 백광석은 그녀의 아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평소 자신을 '아버지'가 아닌 '당신'이라고 불렀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공범이 있었습니다.

46살 김시남.

피해 중학생과는 어떠한 원한관계도 없었습니다.

그가 범행에 가담한 이유,

단지 백광석에게 진 빚 500만 원 때문이었습니다.

Q1. 500만 원 때문에 나이어린 중학생을 살해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피해 중학생을 살해한 건 자신의 단독범행"이라던 주범 백광석이 말을 바꿨습니다.

자신에게 진 빚 500만 원을 탕감해 주겠다며 공범 김시남에게 범행을 도와달라고 요구했고, 자신 뿐 아니라 김시남도 피해 중학생을 살해하는데 직접 가담했다고 주장한 겁니다.

경찰은 두사람이 피해자 집에 침입한 지난 18일 오후 3시 16분부터 김시남이 먼저 집을 빠져나온 오후 3시 41분 사이에, 백광석과 김시남이 함께 피해 중학생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2. 백광석 뿐 아니라 김시남도 강간상해 등 전과 10범이라는데, 잡힐 걸 몰랐을까요?

백광석은 빚 탕감 외에도 김시남에게 또다른 제안을 합니다.

"피해 중학생을 살해하고 나는 극단적 선택을 할 것"이라면서 "유력한 용의자가 숨지면 수사는 마무리 될 것이고, 범행현장만 잘 정리하면 결국 나의 단독범행으로 끝날 것"이라고 회유했다는 건데,

하지만 백광석이 아무리 솔깃한 제안을 했다 치더라도 돈 몇백만 원 때문에 이렇게 끔찍한 범행에 가담했을까,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업에 당장 필요한 돈이 400만~500만 원 정도 되는데, 급전을 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백 씨가 그런 제안을 했다면 유혹적인 제안이 됐을 것이고… 주범인 백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더이상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상황을 믿었다면 범죄에 가담할 수 있는 정황과 동기는 부여됐다고 보는 거죠."

김시남은 제주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했습니다.

Q3. 백광석의 살해 욕구와 김시남의 금전 욕구가 만나 끔찍한 범죄로 이어졌다는 거군요?

백광석과 김시남의 거래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범행 전 백광석은 자신의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총 4장을 김시남에게 건넸는데 범행 직후에 김시남은 피해자 집 인근 현금인출기에서 백광석의 체크카드로 본인 계좌에 500만 원을 이체했고, 신용카드 3장으로는 자신의 유흥주점에서 100만 원을 결제했습니다.

탕감받은 빚 500만 원을 포함해서 이번 범행을 통해 김시남은 총 1100만 원의 이득을 본 겁니다.

Q4. 우여곡절 끝에 신상공개가 결정됐는데, 두사람 다 끝까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고요?

지난 27일, 검찰에 넘겨지는 두사람의 모습입니다.

[백광석 / 제주 중학생 살해 주범]
"(계획 범행 인정하세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마스크 한번만 벗어주세요.) 죄송합니다."

[김시남 / 제주 중학생 살해 공범]
"(마스크 잠시 내려주십시오.) 안 됩니다. 안 돼요. 안 돼요."

특히 주범 백광석의 경우에는 범행 직후 죽을 마음으로 범행현장 곳곳에 식용유를 뿌린 뒤 2시간 반동안 머물렀고, 체포된 이후에도 경찰서 유치장에서 자해소동을 벌였다고 하지 않습니까?

모든 걸 내려놓은 듯 보였던 사람이 정작 얼굴을 가린 이유는 무엇인지, 전문가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극단적 선택을 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리 양심의 가책 등을 시사하는, 동점심을 유발할만한 주장을 하면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 양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는 것 같습니다. 전과 10범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어떤 것이 유리하고, 뭐가 불리할지를 너무 잘 아는 사람들이예요."

벌써부터 형량을 줄이기 위한 치밀한 전략을 짜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자신들의 손에 무참히 살해된 어린 아이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가 먼저겠죠.

사건을 보다, 최석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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