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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관리 규정 없는 에어컨 실외기…불안한 불씨
2021-08-04 19:34 뉴스A

그 어느 여름보다 폭염이 길어지며 에어컨 사용이 많아지고 있죠.

매년 여름 반복되는 에어컨 실외기 화재, 올해 더 위험합니다.

특히 상가건물에 빼곡히 설치된 실외기 과열이 문제인데, 관리 규정도 없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에 상가 에어컨 실외기가 여러 개가 붙어있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보면 이렇게 빨간색으로 표시되는데요. 화재 위험성은 없을지, 현장으로 갑니다.“

상가 밀집 지역인 서울 여의도의 골목마다 실외기가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이렇게 실외기들이 밀집해 있는 곳들을 측정해 보면, 온도가 60도가 넘는 곳이 많습니다.

기계 자체에서 열이 나는데다, 뙤약볕도 그대로 받기 때문입니다.

과열된 상황에서 전선 피복이 녹고 합선이 되는 등의 이유로 화재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김병준 / 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이사]
"(실외기가) 붙어있으면 열이 원활하게 못나가잖아요? 그 럼 열이 축적돼서 내부 온도가 올라가고, 그 안에 이물질 등이 착화돼서 화재의 위험이 있는 거죠."

대형 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변 관리는 필수지만,

[김병준 / 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이사]
"이게 다 기름 덩어리들이거든요. 불이 났다 하면 상당히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는 상태로 보입니다."

가열되는 실외기 주변엔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스통은 물론, 불쏘시개가 될 수 있는 담배꽁초도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지난 3년간 에어컨 실외기 화재 사고는 706건인데, 8월에 가장 많았습니다.

2주 전엔, 서울 강남구의 한 상가빌딩 옥상에서도 실외기 화재가 있었습니다.

화재 당시 모습을 보면 실외기 여러 대가 모여있고, 주변에 전선 수십 개가 붙어 있었습니다.

화재 이후, 지금은 어느정도 정리가 됐지만, 불이 나지 않은 부분에는 여전히 전선이 뒤엉켜 있습니다.

실외기 화재가 반복되고 있지만 실외기 간 간격이나 어떻게 관리하라는 규정이 없습니다.

[인근 상인]
“저쪽에서 열기가 너무 많이 뿜어져 나오니까 에어컨 두 대를 돌리나 마나에요 가게에.”

귀찮기도 하고, 돈이 들기도 하고, '설마 불이 나겠냐' 싶어, 방치하는 것입니다.

[A씨 / 인근 상인]
"관리가 쉽지 않죠. 관리라는 것이 돈인데. 20만 원 조금 더 들어가요.”

[B씨 / 인근 상인]
"에어컨 실외기 청소하는 것도 꽤 비싸요. 요즘같이 장사 안될 때는 그거(실외기 관리)하는 것도 힘들어요. 한푼이라도 아껴야 먹고 사는데….”

상가 에어컨 실외기에 대해선 규정이 부족하기 때문에, 민원이 발생해도 지자체나 소방 당국이 단속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

화재 예방을 위한 입주 상인들의 자율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dec@donga.com

PD : 김남준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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