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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창신동 모자’ 비극 없게…복지 사각지대, 해법은?
2022-11-24 16:09 사회

◆우리 동네 이웃 지킴이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좋은 이웃들'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 봉사활동을 하고있다.

"어르신 몸은 어떠세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이혜영 씨(만 67세)는 일주일에 한 번 식사 해결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배달합니다.

아픈 곳은 없는지. 지원이 필요한 건 없는지 꼼꼼히 살핍니다.

이혜영 /'좋은 이웃들' 봉사자
"그냥 어르신 얼굴만 보고 오는 게 아니에요. 필요하신 게 있구나 눈으로 들어올 때가 있더라고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좋은 이웃들'의 자원봉사자들은 복지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없도록 소외 계층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간 이 씨와 봉사자들이 발굴한 위기 사례도 여럿입니다.

주민등록이 말소돼 병원에도 가지 못하는 어르신을 발견해 수급자가 될 수 있도록 도운 적도 있습니다.

◆창신동 모자의 비극…'복지 사각지대'

정부는 각종 복지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아직도 찾아내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지난 4월 채널A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창신동 모자 사망' 사건도 이 중 하나입니다,

 창신동 모자가 살던 주택. 당시 모자는 낡은 집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에서 탈락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낡은 주택. 곳곳에는 쓰레기 더미들이 쌓여 있습니다.

이곳에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진 지 한 달 만에 발견됐습니다.

모자는 6개월 동안 전기 요금을 납부하지 못할 만큼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낡은 집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숨진 모자를 처음 발견한 건 90만 원 넘게 나온 수도 요금을 이상하게 여긴 수도사업소 직원이었습니다.

◆'위기 가구 찾아낸다'…발굴정보 33→44종으로 확대

보건복지부가 오늘 발표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 개선 대책'에는 위기가구를 조기에 발굴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대책이 담겼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복지 사각지대 발굴 지원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 뉴시스)

위기가구를 찾아내는 데 활용되는 정보를 기존 34종에서 44종으로 늘립니다.

이달부턴 △중증질환 산정 특례 △요양급여 장기 미청구 △장기 요양 등급 등 5개 정보를 추가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수도요금체납 △가스요금체납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 등 5개 정보를 추가합니다.

지금까지는 단수나 단전 정보를 위기 정보로 활용했지만 조기 발견을 위해 수도, 가스요금 체납정보도 새롭게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행정안전부와 통신사 등과 연계해 발굴 대상자의 연락처, 다가구주택 동호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법 개정도 추진합니다.

낡은 주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자에서 탈락했던 창신동 모자 사례가 재연되는 걸 막기 위해 재산 기준도 완화합니다.

긴급한 상황에선 경찰과 소방의 협조를 받아 강제로 문을 열도록 허용하고 개문 후 수리비 등 보상 문제도 개선합니다.

오진희 / 보건복지부 지역복지과장
"(개문 후 비용 등은) 보건복지서비스 사업 예산에서 부담할 수 있도록 지침 개정을 해 조속히 시행되도록 하겠습니다"

◆법 개정·시스템 구축이 우선 돼야

물론 위기 가구에 대한 정보가 늘어난다고 복지 사각지대가 해소되는 건 아닐 겁니다.

앞서 자원봉사자들의 사례처럼 결국 위기 가구를 찾아내야 하는 건 '사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전담 공무원 수는 지난해 기준 1만 1813명. 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위기가구는 평균 100곳이 넘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사회복지담당공무원의 업무 환경, 과업, 인력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거쳐 인력 운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민간을 통한 사각지대 발굴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민간 자원봉사단을 활용한 위기 발굴 확대도 내실화할 예정입니다.

이번 대책은 제도 시행까지 법 개정, 시스템 구축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더 이상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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