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이 잦아질수록 세계 안보가 위협 받는 이유가 북한 때문만은 아닙니다.
최근 일본이 북한을 빌미삼아 군사력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군사전략도 방위에서, 반격으로 바꿨습니다.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었던 과거를 잊고 슬그머니 ‘전쟁 가능한 일본’으로 변신하려는 건 아닌지 세계를 보다 전혜정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어둑어둑한 지평선을 뚫고 불기둥이 솟구쳐 오릅니다.
지난 7월 24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가 쏘아올린 이 발사체는 낙하 활공 중 음속의 5.5배인 극초음속 도달에도 성공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극초음속으로 낙하하며 자유자재로 궤도를 바꾸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2028년까지 실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10종 이상의 이런 신형 미사일 도입에 5조엔 우리 돈 47조 5천억 원을 쏟아부을 계획입니다.
미국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00발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사거리가 1250㎞ 이상인 토마호크는 서울과 평양 모두 사정권에 들어옵니다.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등 주변국들의 우려를 이유로 판매에 난색을 표했지만, 동맹국과의 '통합 억지력'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대일 수출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일본의 무기 증강 명목입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이유로 기시다 내각은 적 기지를 공격하는 '반격 능력'을 안보전략에 명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지난 달 29일)]
"반격 능력 자체에 대한 논의는 어디까지나 (전쟁) 억지력을 높이고 미사일 등에 의한 공격 가능성을 한층 낮출 수 있다는 것이 기본 개념입니다."
전수 방위를 원칙으로 하는 일본의 방위 전략이 반격 능력 보유로 바뀌는 겁니다.
기시다 총리는 GDP 대비 1%대였던 기존 방위비 수준을 2% 대로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5년 간 우리 돈 416조 원이 투입되는 건데, 지난해 우리나라와 비슷한 세계 9위 수준이었다면, 2027년에는 일본이 세계 3위 군사대국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평화헌법에만 기댈 수 없다며 방위력 강화에 찬성하는 일본 국민들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야마구치 나쓰오 / 공명당 대표]
"일본이 군사대국이 되어서는 안 되고, 또 미일 동맹의 기본이 되는 창(미국)과 방패(일본) 역할도 바꿔서는 안 됩니다."
일본 언론들도 전수 방위 원칙 위배와 함께 미일 동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한 국가가 공세적인 역량을 가지는 건 역내 다른 국가들에게 위험한 사인이 될 수 있습니다. 군비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국제환경, 그런 맥락에서 일어나는 일로 볼 수 있고…"
일본의 반격 능력 확장이 역내 군비 경쟁을 부추겨 도리어 안보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영상편집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