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정치부 김철중 기자, 사회부 성혜란 기자 나왔습니다.

어제 이재명 대표 검찰 조사 관련된 이야기 나눠볼 텐데, 우선 진술서 관련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Q. 성혜란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도 전해드렸는데, 진술서를 다시 찬찬히 뜯어 보니까 검찰이 각종 의혹의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측근 정진상 씨 이름이 한 번도 안나왔다는 거죠?

이재명 대표의 진술서 저도 읽어봤는데요.

33쪽 분량의 진술서 어디에도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이름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검찰이 파악한 유동규 전 본부장이나 김만배 씨 등의 역할에 대한 이 대표의 반박이 상세히 적힌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앞서 검찰은 대장동 일당 공소장에서 정진상 전 실장이 "성남시 예산으로 서판교터널을 개설해달라"는 민간업자들의 요청이나 "지분 절반 정도를 주겠다"는 김만배 씨 제안을 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한 인물로 지목했습니다.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 역시 민간 업자들에게 210억 원의 이익을 챙겨 준 혐의로 정 전 실장을 재판에 넘겼죠.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의 핵심에 이 대표 최측근이자 정책비서관이었던 정 전 실장이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인데,

이 대표는 진술서에 정 전 실장을 언급조차 안 한 겁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에게 정 전 실장은 회피하고 싶은 존재일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Q. 그러게요. 김철중 기자, 이재명 대표가 33쪽이나 진술서를 쓰면서 왜 정진상 씨 이름은 한번도 언급을 안 했을까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 전 실장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검찰과 180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앞서 성 기자가 말한 것처럼 검찰은 정 전 실장을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를 이어주는 고리로 보고 있죠.

그러나 정 전 실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정 전 실장도 부인하는 상황인데 이 대표 입장에서 굳이 먼저 거론할 이유가 없는 거죠.

대신 이 대표는 진술서에 '유동규가 불법 행위를 보고한다는 건 상식 밖이다'는 표현을 넣었는데요.

본인은 물론 정 전 실장 역시 대장동 일당의 불법 행위와 무관하다는 걸 강조한 겁니다.

Q. 검찰에서는 이 대표에게 정진상 씨와의 연관성도 물어봐야 하고 사안도 중대한 만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거죠?

네 이 대표 진술서에는 없는 정 전 실장과 이 대표 사이의 보고와 지시 내역 전반을 물어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정 전 실장은 천화동인 1호 지분 중 428억 원을 '저수지'라고 부르며 이 대표 측이 받기로 약속받았단 의혹의 핵심에 서 있죠.

둘 사이의 자금 관련 보고 내용 등을 이 대표에게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 대표가 어제 제출한 진술서 33장 내용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Q.그러면 이 대표 측은 추가 조사 요구에 응하겠다는 건가요? 정해진 입장이 있습니까?

아직 이 대표나 민주당 차원에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했는데요.

지금으로서는 추가 조사에 응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입니다.

당 대표 망신주기라는 검찰의 의도가 명확하고, 다시 나가봐야 어제처럼 진술서로 갈음할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다만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동의안 표결이나 구속영장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고민입니다.

Q. 그런데 민주당은 어제 조사받는 도중에 2차례나 문자 공지를 해서 "날 망신주려고 일부러 조사를 지연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수사 행태를 비판했어요. 12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검찰에 출석한 피의자가 조사 도중 이런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데요.

민주당의 얘기를 들어보니까요.

검찰이 성남시장 시절 이 대표가 결재하거나 보고받은 문건을 쌓아놓고, 수차례 반복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문건을 작성한 사람에게 그 경위나 진위를 물어야하는데 이 대표에게 왜 모르냐는 식으로 반복적으로 물었다는 겁니다.

어제 조사 도중 배석한 변호인이 이런 점을 문제제기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Q. 검찰은 이런 민주당 주장에 대해서 뭐라고 하나요?

검찰은 조사 지연 주장에 대해 유감스럽단 반응입니다.

검찰이 준비한 질문지가 150쪽, 이 대표의 답변이 포함된 피의자신문조서는 200쪽에 이르는 걸로 전해지는데요.

조서 열람이나 식사 시간을 빼고 8시간 정도에 이 정도 분량을 조사한 건 다른 피의자들에 비해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조사를 한 거라는 게 검찰 쪽 설명입니다.

이 대표 측도 조사 중에 관련 문건을 살펴보거나 일부는 기록하기도 했던 걸로 전해지는데요.

대장동 위례 신도시 사업의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결재하거나 보고받은 서류 등을 제시하고 상세히 조사하지 않는다면 수사기관의 의무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게 검찰의 반문입니다.

6. 조사실뿐만 아니라 장외에서도 신경전이 있었나 본데요. 유튜버가 검찰청 경내에서 생중계를 한 게 문제가 됐다고요?

네, 어제 중앙지검은 허락된 취재진 이외에는 경내 출입을 못 하도록 했죠.

그런데 오늘 민주당은 "일부 유튜버들이 포토라인까지 자유롭게 들어갔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막아서더니, 보수성향 유튜버는 왜 들여보냈냐" 이런 지적인데요.

저희가 해당 채널을 확인해보니 실제 포토라인 앞에서 생중계를 했습니다.

다만 진보 성향의 유튜브 매체도 경내서 방송을 했습니다.

검찰은 비표와 출입증 소지자만 출입하도록 최대한 통제를 했지만 일부 유튜버들도 진입한 사실까지는 알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특정 성향의 유튜버에게만 출입을 허락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Q.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건데, 이제 검찰이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해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칠 수도 있는 겁니까?

추가 소환에 불응하면 검찰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미 이 대표 소환 조사를 마친 성남FC 사건과 대장동·위례 사건을 합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해 보입니다.

경찰이 조사해 중앙지검에 송치한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까지 합쳐 일괄 청구 방안도 거론되지만, 수사 진척이 많이 안돼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법조계 관측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결국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