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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기자]이상민 탄핵안, 압도적 가결…‘반란표’ 없었다
2023-02-08 19:20 정치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김철중, 사회부 박자은 기자 나왔습니다.

Q. 김 기자, 민주당 내에서 반란표가 없었네요?

네, 당초 민주당이 정의당, 기본소득당과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을 낼 때 서명한 인원이 176명입니다.

이번 표결에서 179명이 찬성했으니 야3당 인원에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들까지 가세한 걸로 보여집니다. 

물론 무기명 투표인 만큼 탄핵안 서명과 실제 찬성 인원이 일부 다를 수 있지만, 사실상 이탈표가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민주당 의원들 표 단속 엄청 하던데요? 민주당으로서는 절박했던 것 같아요.

맞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주말 소속 의원들에게 일일이 연락하며 여론을 모았는데요.

본회의 직전에도 의원총회를 열어 재차 호소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의원이라면 양심과 도리를 지켜야 합니다. 이 정권의 무책임한 침묵처럼 우리 국회마저 침묵한다면 불행한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국회의장은 탄핵안 표결을 대정부 질문이 끝난 뒤에 하자고 했었는데요.

민주당은 대정부질문 전에 하자고 밀어붙였습니다.

혹시 의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일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한 의도였다는 해석입니다.

Q <시청자질문>. 왜 그렇게 절박했던 거에요? 사실 당내 우려도 좀 있었잖아요. (박**)

네, 사실 민주당 내에서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되면 그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할 거냐" 이런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야 한다는 강경론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당을 결집시킬 반전카드가 필요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또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돌렸다는데요.

과반이 넘는 약 60%가 탄핵에 찬성한다는 답이 나온 점도 지도부 결정에 힘을 실었다고 합니다.

Q. 박 기자, 그런데 민주당과 달리 실제로는 이게 탄핵 사유가 되는지 법적으로 논란은 있더라고요.

국무위원 탄핵은 "명백하게 헌법 또는 법률을 위반해야" 인용될 수 있다는 게 그간 헌재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이상민 장관이 '다중운집위험에 대한 구체적 주의 의무'를 어긴 혐의로 고발당해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수사해 왔지만 지난달 무혐의 결론으로 수사를 종결한 상황입니다.

오늘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에 단 한 줄도, 헌법과 법률 위반 사안이 있지 않다"고 밝힌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데요.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 이유로 제시한 재해예방을 위한 노력 의무와 생명권 보호 의무를 저버렸다는 건 사법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고,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위반도 수사를 통해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Q. 그래서 대통령실도 반발하는 거죠?

네, 대통령실은 가결되자마자 의회사의 부끄러운 역사가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국회법상 지금부턴 헌재 판결 날 때까지 이상민 장관은 스스로 물러나거나 교체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실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사전에 교체하지 않은 건 이 장관을 계속 유지하겠다,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거죠.

이 장관 직무가 정지되면서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게 되는데요.

행정고시 출신의 관료입니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세형 차관을 새로 임명할 가능성이 높은데,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법조인 출신 인사들을 검토 중입니다.

의회의 부당한 공세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Q. 자 어쨌든 국회에서는 가결됐어요. 그럼 헌재로 가는 거죠?

네, 그 전에 넘어야할 산이 있습니다.

바로 탄핵소추위원을 맡게 된 김도읍 법사위원장인데요.

탄핵소추위원은 헌재 심판에서 검사 역할, 그러니까 국회에서 통과된 탄핵안이 정당하다고 재판관을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요.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이 그 역할을 맡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김도읍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탄핵소추위원)]
"이상민 장관이 탄핵 될만한 헌법과 법률 위반 사유가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고, 거기에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드라이한 측면이 있습니다."

탄핵의 당위성을 강하게 주장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Q. 헌재는 법조 출입하는 박 기자에게 물어보죠. 보통 헌재에서 최종 결정 나는데 얼마나 걸립니까?

국회에서 헌재로 탄핵소추서가 송달된 날로부터 180일, 즉 6개월 안에 선고하는 게 원칙입니다.

또 헌법 재판관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파면을 할 수 있는데요.

선례를 살펴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서 접수 후 63일 만에 기각 결정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접수 후 92일 만에 인용 결정이 났습니다.

이번 탄핵 소추는 대통령이 아닌 장관을 상대로 했다는 차이도 있는데요.

제가 직접 통화해본 한 헌법학자는 "이번 사안은 다툴 법리적 쟁점이 거의 없어 결과까지 오래 걸릴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늦어도 5월이면 결정이 날 것 같다는 전망도 했습니다.

Q, 헌법재판관 마음을 우리가 알 순 없지만 결과를 좀 예측할 수 있을까요?

다수의 헌법학자와 법조계 인사들은 대부분 "정치적 책임은 물을 수 겠지만 헌법이나 법률을 어겼다고 볼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탄핵안이 인용될 가능성이 제로"라고 단언하기도 했는데요.

오는 3월과 4월에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이선애, 이석태 재판관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기 때문에 누가 후임이 될 지 변수이긴 합니다만, 이로 인해 헌재 결정이 한없이 지체되거나 결과가 뒤집어질 정도는 아닐 거라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전망입니다.

Q. 김 기자, 장관 탄핵안 가결은 헌정 사상 처음이에요. 그동안 안 했던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네,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위원을 국회가 나서 파면시키는 건 행정부와 입법부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일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이든 국회든 그동안 그 선까진 넘지 말자는 공감대가 있었던 건데 이번에 깨진 거죠.

정치적 문제를 정치로 풀지 못하면서 대통령과 거대 야당의 극한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김철중, 사회1부 박자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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