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에서 전망대 경쟁이 한창입니다.
1년 사이에 가까운 3개 시군에서 전망대 세 개를 지은 건데요.
전망대들이 우후죽순 생기는 이유를, 현장카메라, 강보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곳 인근에 자생하는 해당화를 본떠 충남 태안군이 세운 높이 51미터 전망대입니다.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20km 떨어진 맞은편에 홍성군이 65미터 짜리 전망대를 세웠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개장이후 관광객 20만 명이 찾은 영목항 전망대.
충남 태안군은 기대 이상의 흥행을 반기는 분위긴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영목항 전망대 직원]
"(인근에) 전망대를 하나 세우겠다 그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그거는 좀 염려스러워 하기는 하죠."
인접 시군에 비슷한 전망대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겁니다.
더구나 점점 더 높이를 올려 최고 경쟁까지 벌어졌습니다.
[충남 홍성군 관계자]
"천수만을 바라보는 서해안에서 제일 높은 (전망대죠.)"
서해안 일대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입니다.
하지만 곧 인근에 문을 여는 전망대 때문에, '가장 높은' 기록은 두 달여 만에 사라지게 됐습니다.
[속동전망대 직원]
"예산 낭비 같기도 하고…(관광객이) 약간은 분산이 되겠죠."
올 하반기에 30km 떨어진 예산군에 70억을 들인 5미터 더 높은 70미터짜리 전망대가 새로 들어서는 겁니다.
청양군의 200m 출렁다리에 맞서 2019년 400m 짜리로 만들었다가 2년 만에 논산시의 600m 출렁다리에 국내 최장 길이라는 타이틀을 내준 예당호 출렁다리와 붙어있습니다.
이번에는 서해안 최고층 전망대 타이틀에 도전하는 겁니다.
[예당호 전망대 공사 관계자]
"(여기서도 제일 높은 전망대를 목표로 쌓아올리고 계신거예요?) 그렇죠. 이 근방에서는 이게 아마 제일 높지 않을까 싶어요."
1년 새 인접한 3개 시군에 들어선 전망대 3곳에 들어간 예산은 모두 220억 원.
붕어빵 같은 전망대에 관광객들도 갸우뚱합니다.
[예당호 관광객]
"전망대가 왜 필요하지? 이거 출렁다리 갖고 충분한데. 70억이면 엄청난데."
충청남도는 높이경쟁은 아니라면서도 앞으로는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충남도청 관계자]
"시설들이 중복되거나 유사한 시설들에 대해서는 심사를 할 때 고려를 하겠다…"
따라하기 말고 시너지를 모색하는 실속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강보인입니다.
PD 윤순용